'영업비밀 안주면 콜차단'…카카오T, 과징금 760억원 이를 수도

공정위 조사에도 위법 행위 지속…2개월치 과징금 추가해야
'콜 몰아주기' 사건도 과징금 14억 더 나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에 대한 영업상 비밀 요구 및 호출 차단 행위 건의 심의 결과 발표하고 있다. 2024.10.2/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사의 택시 일반호출을 차단한 카카오모빌리티에 과징금 724억 원을 부과한 가운데, 최종 과징금 규모가 크게는 수십억 원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카카오모빌리티에 과징금 724억 원(잠정)을 부과하고 카카오모빌리티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4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우티·타다·반반·마카롱 택시)에 소속 기사의 카카오T 일반호출 이용 대가로 영업 비밀을 수집할 수 있는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위법 행위 기간을 2021년 5월 12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약 39개월로 규정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이후에도 공정위가 위법이라고 판단한 행위들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규정한 위법 행위 기간이 2021년 5월부터 위원 간 합의가 종료된 지난달 25일까지로 확정되면서, 발표한 기간에 2개월가량이 더해지게 됐다.

단순 계산으로 39개월간의 과징금이 724억 원이면 한 달에 약 18억 5000만 원이다. 2개월을 더한다면 37억 원가량이 추가되는 셈이다.

만약 2개월간 카카오모빌리티의 관련 매출이 직전 기간과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졌다면, 공정위의 실제 과징금은 약 761억 원 내외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콜 차단 건이 2021년 5월부터 7월까지 기준이고, 9월 25일까지의 (카카오모빌리티의 관련) 매출액이 추가돼 과징금이 추가 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일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정차한 카카오 택시. 2023.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통상 조사를 마감한 시점부터 실제 의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과징금 규모는 잠정 과징금보다 큰 것이 일반적이다.

앞서 과거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카카오모빌리티에 잠정 과징금 257억 원을 부과했다.

이후 추가 산정을 거쳐 같은해 6월 최종 과징금을 약 14억 원 늘어난 271억 2000만 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최종 과징금 규모를 예단할 수 없다"며 "일단 피심인(카카오모빌리티)에 추가 2개월간 관련 매출액 자료를 받은 후 최종 과징금을 산정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제휴 계약은 승객과 기사의 편익을 위한 것"이라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 위반 행위가 없었음을 법원에서 성실히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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