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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 지지 대학생들 "대자보 철거, 민주주의 무시한 처사"

"의견 표출 공간 늘리고 토론 이뤄지게 유도했어야"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2019-11-20 16:00 송고 | 2019-11-20 16:01 최종수정
한국외대는 19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캠퍼스 내 게시판에 붙은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들 중 외부단체 이름의 대자보들을 모두 철거하고 외부단체 명의의 대자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2019.11.19/뉴스1© News1 김정근 기자
한국외대는 19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캠퍼스 내 게시판에 붙은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들 중 외부단체 이름의 대자보들을 모두 철거하고 외부단체 명의의 대자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2019.11.19/뉴스1© News1 김정근 기자

한국외대가 홍콩 시위와 관련해서 외부기관의 이름으로 부착된 대자보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일부 대학에서 진행되는 대자보 철거와 관련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단체는 이 같은 결정이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결정"이라고 규탄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은 20일 '입을 막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교내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심히 유감스러운 행태"라며 이렇게 밝혔다.
학생모임은 학교 당국이 대자보를 철거하기보다는 갈등을 적극 관리·중재하고 구성원들 간 토론이 이뤄질 수 있게 유도했어야 맞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하지만 학교는 앞으로의 상황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대자보를 일방 철거했다"며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학내 구성원들의 토론과 민주적인 해결책을 막는 비민주적이고 모순적인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 측은 오히려 의견을 표출할 공간을 늘려 학생들의 자유로운 목소리를 보장했어야 했다"며 "폭력 상황이 우려된다고 하더라도 대자보를 철거할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다른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학생모임은 "이번 사례는 대학 측이 임의로 학생들의 의견을 막아버릴 수 있다는 좋지 못한 선례를 남겼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또 한국외대가 학생모임을 외부단체로 간주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레넌월 양식은 학생모임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적으로 올라와 있고 이를 보고 레넌월들이 자발적으로 생겨나고 있다"며 "이를 외부 단체의 행동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며, 만일 다른 학교 학생이 붙였다고 판단하려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 당국은 대학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국외대는 홍콩 시위 대자보를 둘러싸고 한국학생과 중국인 유학생간 갈등이 고조될 경우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외부단체 명의의 대자보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19일 결정했다.

국제교류처장과 학생·인재개발처장은 안내문을 통해 "표현의 자유와 개개인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학교는 우선적으로 학내 구성원들의 안전을 지키고 면학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며 "무책임한 의사표현으로 학내가 혼란에 빠지고 질서가 훼손된다면 학교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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