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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괜한 약속해서는…"日, 美 옥수수 수입해도 팔 곳 없어"

아베, 미일 무역협상 과정서 "전부 사겠다" 약속
도쿄신문 "업계 '깜놀'…車까지 양보하면 갈등 불씨될수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9-09-23 17:41 송고 | 2019-09-23 18:40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과의 무역협상 과정에서 미국산 옥수수의 대량 구매를 약속했으나, 정작 일본 업체들은 옥수수 수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23일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내 주요 사료 제조업체 및 단체 6곳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미국에서 옥수수를 추가로 구매하거나 앞당겨 구매할 예정이라고 답한 곳이 현재로선 '제로'(0)였다"며 이같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당시 미국·중국 간 무역마찰 때문에 판로가 막힌 미국산 옥수수를 "전부 사겠다"고 밝혔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작년 기준으로 미국산 옥수수 약 1100만톤을 사료용으로 수입했으며, 지난달 미일정상회담에서 추가 수입을 약속한 옥수수는 그 4분의1 수준인 275만톤, 금액으론 600억엔(약 6647억원) 규모다.

아베 총리는 "나방 유충에 의한 일본 내 사료용 옥수수 피해"를 미국산 옥수수 추가 구매 이유로 들면서 "민간에서 옥수수를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도쿄신문은 "이달 18일 기준으로 나방 유충 때문에 사료용 옥수수 피해를 입은 지역이 14개 현 69개 시정촌(市町村·기초자치단체)에 이르지만, 업체에서 옥수수를 새로 수입할 정도로 확산되진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본 JA젠노(全農·전국농업협종조합연합회) 관계자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산 옥수수는 국내산과는 용도가 다르다"면서 "(옥수수 수입이란) 느닷없는 얘기에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료 제조업체 관계자 역시 "추가로 구입하는 양만큼 소비가 되면 좋겠지만, 그런 수요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오는 25일 미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무역협정에 서명할 예정. 이와 관련 아베 총리는 이날 전용기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단원을 맞은 미일 무역협상은 쌍방에 '윈-윈'(win-win)이 되는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도쿄신문은 "미국산 옥수수 구매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무역협정 서명 뒤에도 이 문제가 양국 갈등의 불씨가 가능성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농가 표 이탈을 막기 위해 일본에 대한 무역압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미일 정상이 서명할 무역협정문엔 그간 미국 측이 요구해온 일본의 쇠고기·돼지고기 수입 관세 즉각 인하는 반영됐으나, 일본의 요구사항이었던 미국의 자동차 수입 관세 인하는 "추가 협상 뒤 철폐한다"는 정도의 내용만 담길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아사히신문)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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