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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유승준 "한국서 영리활동 계획 없다…태어난 곳" 눈시울(종합)

(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2019-09-17 21:54 송고
유승준/'본격연예 한밤' 캡처 © 뉴스1
유승준/'본격연예 한밤' 캡처 © 뉴스1
병역 기피 논란으로 17년째 한국 땅을 밟고 있지 못한 가수 유승준이 '한밤'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17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제작진이 유승준이 지내는 미국으로 건너가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유승준은 "왜 이제서야 굳이 한국에 오려 하냐고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는 제작진의 질문에 "한국은 내가 태어난 곳"이라며 "가고 싶은 게 당연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앞서 유승준은 가수로서 큰 인기를 누리던 당시 미국으로 건너가 시민권을 취득,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군대에 가겠다고 알려졌던 터라 대중의 실망감이 더욱 컸다.

이에 대해 유승준은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다. "사실 군대를 가겠다고 제 입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고 밝힌 것.

그는 "일을 끝내고 왔는데 아는 기자님이 와 있더라. 기자님이 '군대 갈 때 되지 않았냐'고 얘기를 한 거다. '네. 그럼 가게 되면 가야죠'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했다. 그런데 다음날 신문 1면에 '유승준 자원입대 하겠다'고 기사가 나온 거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바로 반박 보도를 냈지만 여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고.

유승준은 "생각해 보면 떠밀렸던 것 같다. 어리고 너무 잘하려는 마음에. 그런데 기정 사실이 돼 버린 거다"며 "주위에서는 박수 치고 좋은, 힘든 결정을 했다고 하더라. 거기다 대놓고 다시 생각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유승준은 "진짜 가려고는 했었다. 회사와는 갈등이 많았다. 선택의 여지가 있는데 왜 굳이 그러냐고 하더라"며 "약속은 진심이었지만 이행은 못한 거다. 하지만 내가 처음부터 뒤에서 시민권 딸 거 다 해놓고 '내가 군대 갈 겁니다' 하고 뒤에 가서 그런 게 아니다. 그런 비열한 사람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미안한 마음도 고백했다. 유승준은 "그런데 정말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저도 제 사정이 있어서 끝내는 그렇게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걸 설명하기 위해 63빌딩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는데 그때 입국 금지를 당한 거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마음을 바꾼 상황에는 아버지와 목사가 있었다고. 유승준은 "미국에 갔을 때 아버지와 목사님이 설득을 하셨다. 미국에 가족이 다 있고, 네가 미국에서 살면 이제 전세계로 연예인 활동도 하고 그런 것에 조금 더 자유롭지 않을까 다시 한 번 마음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강한 설득이 있었다. 그래서 끝내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준은 그러면서도 "아버지, 목사님 뒤에 숨으려는 게 아니다. 결정은 제가 내렸으니까 책임은 다 저한테 있다"고 덧붙였다.
유승준/'본격연예 한밤' 캡처 © 뉴스1
유승준/'본격연예 한밤' 캡처 © 뉴스1
"도대체 왜 들어오려 하냐는 말들이 많다. 국내 영리활동 목적으로 돈을 벌려고 F-4 비자를 신청하냐는 얘기도 있다"는 제작진의 질문에 유승준은 "영리활동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 땅 밟지도 못할 상황에 무슨 계획이 있고 생각이 있겠냐. 왜 꼭 그 비자 받아서 오려고 하냐고 하는데, 저는 어떤 비자로도 못 들어간다. 그걸 고집한 게 아니라, 변호사님이 한국 땅 밟기 위한 비자로 그걸 추천해 주신 거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유승준의 법률대리인은 "재외동포법에 의한 비자는 그게 유일하다. 그래서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승준은 한국에 다시 오고 싶어하는 이유도 고백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에 가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니냐"며 "이유가 없다. 한국이 그립다"고 밝혔다.

"병역 의무가 없어진 만 38세 이후에 적극적으로 들어오려 한다"는 얘기에는 "시기적으로 짜놓은 게 아니다. 아내와도 얘기를 많이 했다. 앞으로도 이 힘든 과정을 얼마나 더 겪어야 풀리겠냐고"라며 "오히려 예전보다 상황은 더 안좋아지고 이제 마음을 닫고 살아야 하지 않냐 했다. 그런데 그게 쉽게 되냐. 제 정체성이고 뿌리다"고 해명했다.

한편 1990년대 큰 활약을 보였던 유승준은 2002년 군 입대 시기가 다가오자 미국 시민권을 선택했다. 이에 대중은 그에게 등을 돌렸고, 병무청 역시 출입국 관리법 11조에 의거해 법무부에 입국 금지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병무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승준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후 유승준은 2015년 9월 주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인 F-4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 해 10월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에서 비자 신청 거부는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른 적법한 조치라고 판단한다며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올 7월 대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날 판결로 유승준은 지난 2002년 한국 입국을 거부당한 이후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가능성은 일단 확보하게 됐다. 유승준과 관련한 파기 환송심 첫 공판은 이달 20일 서울고등법에서 열린다.

유승준은 1997년 '가위'로 데뷔, 2000년대 초반까지 독보적인 남자 솔로 가수로 인기를 끌었다. 그의 히트곡으로는 '나나나' '열정' '비전' '찾길바래' 등이 있다.


l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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