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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계부채 '뇌관' 보증부 대출 옥죈다

주금공, 연간부채상환 예상액 기준 상향·대출 기간 단축
5대 은행 보증부 대출 잔액 5년새 100조 ↑…비중 절반 넘어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박주평 기자 | 2019-08-07 06:05 송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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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금융공사가 보증부 전세대출 옥죄기에 나선다. 보증부 대출이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른 데 따른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7일 <뉴스1>이 입수한 공문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각 은행에 주택신보전세자금대출과 '버팀목' 등 주금공이 보증을 서는 전세대출 상품의 한도를 낮추겠다고 통보했다.
주요 내용은 '상환능력별 보증한도의 연간부채상환 예상액 산출시 가계대출 평균대출기간을 7년에서 3년으로 변경', '연간부채상환 예정액은 부채금액의 20%에서 40%로 증가' 등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금공이) 어떤 방식으로 한도를 정하는지는 은행에서 알 수 없지만, 가계대출 기간을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액수를 줄인다는 뜻"이라며 "연간부채상환 예정액을 대폭 늘린 것도 같은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정확한 축소 폭까지 전달받지는 못했지만 한도를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날짜도 '8월 19일 시행(예정)일'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 뉴스1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 뉴스1

주금공의 이같은 조치는 보증부 대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증가세를 둔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등 5개 은행의 보증부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3월말 기준 127조3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13년 말(27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99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액을 보증기관별로 보면 주택도시보증공사 47조4000억원(비중 37.2%), 주금공(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27조원(21%), 서울보증보험 24조9000억원(19.6%), 기타 5000억원(0.3%)이다.
특히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중 보증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52.8%로 절반을 넘어섰다. 보증부 대출 금리가 2014년~올해 3월 평균 3.33%로 신용대출(3.63%)보다 낮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길이 좁아지자 은행권이 보증기관을 통한 전세자금대출로 고객을 유도한 결과이기도 하다.

한은은 "보증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위험 요인은 제한적이나 보증부 가계대출이 대출 및 보증 요건의 완화적인 적용 등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가계부채 누증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특히 보증부 대출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해 주택시장 급변 등 상황에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대부분은 주택 매매나 전세계약 등 부동산과 관련해서 이뤄지는데, 가계대출 중 보증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보증부 대출 한도가 대폭 줄어들게 되면 전세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 대다수가 자금 부족으로 원하는 주택을 전세로 구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이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저렴한 주택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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