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희진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이희진은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에서 황제 이혁의 누나이자 태후의 딸인 소진공주 역으로 분해, 심한 자격지심과 많은 허당기를 갖고 있지만 마음 한켠에 외로움을 지닌 황실 장녀의 모습을 그렸다.

소진공주는 다소 히스테릭하고 호들갑스러워 여러 상황에서 수모를 당할 때가 많지만, 태황태후(박원숙 분) 죽음과 관련해서는 이혁과 태후에게 직접적으로 돌직구 질문을 날리는 등 반전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천우빈(최진혁 분)을 향한 애달픈 짝사랑을 그리면서 시청자들에게 뜻밖의 러브라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희진은 1979년 출생으로 10대 시절인 1997년 가수 베이비복스로 데뷔해 1세대 아이돌로 화려한 활동을 이어갔다. 베이비복스 해체 후 SBS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을 시작으로 연기에 입문, '황금 무지개' '품위있는 그녀'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 이어 '황후의 품격'까지 묵묵하게 배우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 26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희진은 자신에게 주어진 대작에게 기쁘고 감사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황후의 품격'은 그에게 '복'이자, 또 한번의 큰 고민이었다고. 특히 다른 배우들과 다른 하이톤의 캐릭터로 인해 연기 고충은 컸고, 극중 캐릭터는 그를 외롭게 했다. 그럼에도 그는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다며 웃었다. 

<[N인터뷰]①에 이어>-나왕식(최진혁 분)을 짝사랑하는 설정이었다. '마이 빈' 대사도 화제였다.

▶'마이빈'은 대본에 쓰여 있었고, '마이 추워'(많이 추워) '마이 아포'(많이 아퍼) 애드리브로 넣었다. 순간적 애드리브나 행동으로 푼수끼, 귀여운 척 하려고 했다. (최)진혁씨와는 내가 처음에 했던 작품('괜찮아 아빠딸')에서 같이 했다. 6세나 차이가 나는데 내가 짝사랑하는 것이어서 더 민망하더라. 시청자들은 '나이 먹어서 고생은 하지만 웃기다'라고 해주셨다. 다행히 예전에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서 서로 조율하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팬들에게 욕 많이 먹을 줄 알았는데 응원을 해주시더라. 다행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 것 같다.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각보다 그렇더라. 내가 (최)진혁이에게 내리사랑을 준 것을 많이 알아봐주셨다 싶었다. 어차피 둘이 이어지지 않는 캐릭터라고 생각을 하셔서 그런 것 아니겠나. 그런데 억지스럽지 않고 다행히 호흡이 잘 맞았다고 해주시니 감사했다.

SBS '황후의 품격' 제공 © 뉴스1

-최진혁을 살려주는 단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 장면에서 눈물이 많이 나더라. 그런데 스태프들이 '소진아 네가 울면 왕식이 진짜 나쁜 놈 될 것 같다'고 했다. 분위기가 갑자기 왕식이 나쁘다고 이어지는 것 같더라. 특별히 말은 안 했지만 나도 진혁이도 다 느꼈다. 이 정도 대사만 해도 된다는 생각에 눈물을 참고 끊어서 연기했다. 이 정도면 서로 교감이 됐다는 것을 오고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 수정이 많았나.

▶크게 바뀐 것은 없었다. 감독님이 섬세한 부분까지 살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작가님에 대한 믿음도 있을 뿐더러 타당성이 있고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 대본을 100% 표현하려는 분이다. 특별히 수정된 것은 없었다.

SBS '황후의 품격' 제공 © 뉴스1

-소진공주는 어떤 사람인 것 같나.

▶많이 외로웠다. 중간에 후반부에 내 캐릭터 살려준다고 엄마가 외면하고 폐하도 외면한다. 그 순간이 됐을 때는 정말 외롭더라. 왕식이를 짝사랑하면서 더 외로움을 느낀 것 같다. 써니와 왕식 러브라인 시작되고 혼자 쳐다보고 그랬을 때였다. 두 사람은 막 리허설부터 수다를 떠는데 그걸 나는 바라보는 걸 찍었다. 거기서 울면 안 되는데 주저앉아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혼자 연기해야 하고 혼자 감정 만들어야 하니까 그렇다. 천대받는 설정은 괜찮았다. 다들 '내가 외면하는 식으로 할 테니까'라고 말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그런데 사랑 연기에는 답이 없었다. 외로웠다.

<[N인터뷰]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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