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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90조 '온라인쇼핑' 무한경쟁…너도나도 꿈꾸는 한국판 아마존

[NYT터닝포인트]연평균 20% 폭발적 성장, 롯데·신세계·현대百 등 온라인 투자 강화
쿠팡 3조, 11번가 5천억 등 '신흥' 온라인쇼핑 기업도 투자 맞불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9-01-02 06:00 송고
편집자주 '사실 앞에 겸손한 정통 민영 뉴스통신' 뉴스1이 뉴욕타임스(NYT)와 함께 펴내는 '뉴욕타임스 터닝포인트 2019'가 발간됐다. '터닝포인트'는 전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별 '전환점'을 짚어 독자 스스로 미래를 판단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올해의 주제는 '화합의 시대로 가는 항해: 가치와 질서의 재편성'이다. 격변하고 있는 전 세계 질서 속에서 어떤 가치가 중심이 될 것인지를 가늠하고 준비하는데 '터닝포인트'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경기도 용인시 소재 이마트 보정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News1
경기도 용인시 소재 이마트 보정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News1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쇼핑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유통 대기업들의 경쟁이 2019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유통시장의 무게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11번가, 쿠팡, 위메프, 티몬 등 기존 온라인쇼핑 업계는 물론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전통의 유통 대기업들도 한국의 ‘아마존(Amazon.com)’을 꿈꾸며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1994년 온라인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소비 지출의 약 40%를 장악하고 있고, 미국 가구의 54%가량을 ‘아마존 프라임’ 회원으로 만들 정도로 미국 온라인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올라선 기업이다. 매출은 2017년 말 기준 1,780억 달러(약 200조 원)에 달하며 시가총액은 애플과 알파벳에 이어 나스닥시장 3위로 평가받는다.

한국의 경우 아마존이나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이 절대적인 지위에 올라선 기업은 없다. 하지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온라인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전통의 유통 대기업과 신흥 온라인 업체들의 경쟁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 온라인쇼핑, 2022년 최대 190조 규모 전망
2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78조 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5년 10조 6,000억 원에서 7.3배, 연평균 약 20% 성장한 것으로,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은 5년 주기로 약 2.3배씩 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라면 2022년 온라인쇼핑의 시장 규모는 최소 176조 원에서 최대 19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라인은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전체 쇼핑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업체 매출 중 오프라인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2016년 68.2%에서 2017년 66.1%로 낮아진 반면 온라인은 31.8%에서 33.9%로 높아졌다. 2018년 들어 온라인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져 6월 말 기준 매출 비중이 37.5%까지 높아졌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이처럼 온라인의 성장세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유통 대기업들은 속속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먼저 롯데는 2018년 5월 온라인에 향후 5년간 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롯데는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인프라와 온라인을 융합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온라인을 강화해 오프라인 사업에 도움을 주고, 오프라인 핵심 역량을 온라인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으로 이는 신동빈 회장이 평소 강조한 ‘옴니채널(omni-channel)’과 맞닿아 있다. 옴니채널은 ‘모든 것, 모든 방식’을 의미하는 접두사 옴니와 유통 경로를 의미하는 채널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에 ‘e커머스사업본부’를 신설했으며, 계열사별로 운영하는 8개 온라인몰을 통합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2022년까지 온라인몰 통합과 결제 시스템 개발에 5,000억 원, 통합물류시세틈 구축에 1조 원, 마케팅에 1조 5,000억원 등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기준 전체 쇼핑사업 매출(40조 원) 가운데 18%에 불과했던 온라인 매출(7조 원) 비중을 2022년까지 30% 선인 20조 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든 융합과 연결”이라며 “이커머스 사업을 오프라인과 어떻게 연결해 시너지를 낼 것인가는 숙명적 과제”라고 온라인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2018.10.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2018.10.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신세계그룹도 2018년 12월 27일부로 이커머스를 전달할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투자를 본격화한다. 신세계는 온라인사업 통합 플랫폼인 쓱닷컴(SSG.COM)을 통해 쇼핑에서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통합하고 선진 배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투자운용사인 ‘어피니티(Affinity)’와 ‘비알브이(BRV)’로부터 1조 원을 투자했다. 신세계는 온라인 신설 법인의 물류·배송 인프라와 상품 경쟁력, IT기술 향상에 1조 7,000억 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매출 1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금까지 그룹의 성장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담당해 왔다면 앞으로의 성장은 온라인 신설 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역량을 모두 집중해 온라인 사업을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지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백화점그룹도 IT기술과 유통을 결합하는 ‘리테일테크(retailtech)’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합쇼핑몰인 더현대닷컴은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한 ‘VR스토어’를 오픈했고, 지난해에는 인공 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딥스캔(deep scan)’ 서비스도 도입했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메이크업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백화점·홈쇼핑·의류·가구 등 고객 생활과 밀접하게 연락된 계열사별 온라인몰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AI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에 맞춘 서비스 및 신사업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신설 법인 신주 인수 계약 체결 발표식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과 이철주 어피니티 부회장(왼쪽), 윤관 BRV 대표가 손을 잡고 있다. (신세계 제공) © News1
지난해 10월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신설 법인 신주 인수 계약 체결 발표식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과 이철주 어피니티 부회장(왼쪽), 윤관 BRV 대표가 손을 잡고 있다. (신세계 제공) © News1
◇ 쿠팡·11번가 등 신흥 온라인쇼핑 기업도 맞불

신흥 온라인쇼핑 기업들도 투자를 강화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쿠팡은 2015년 10억 달러(약 1조 1,300억 원)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투자받은 데 이어 2018년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 2,600억 원)를 추가로 투자받기로 했다.

이는 국내 온라인쇼핑몰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손정의 회장이 쿠팡에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것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시장이 그만큼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정의 회장은 “김범석 쿠팡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고 언급하며 추가 투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손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물류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는 쿠팡의 사업 모델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국 온라인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손 회장의 투자 결정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며 ‘쿠팡맨’과 ‘로켓배송’ 등의 신조어도 만들어 냈지만, 최근 3년간 누적 적자만 1조 7,5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은 최악이다. 여기에 이베이,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과 피 말리는 경쟁을 펼치고 있어 단기간에 수익성이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 대표가 지난해 투자약정을 체결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News1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 대표가 지난해 투자약정을 체결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News1
2017년 기준, 온라인몰 업계에서 흑자를 내는 기업은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영업이익 623억 원)가 유일하다. 쿠팡은 2018년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 배 증가한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작년 6,389억 원 규모였던 영업손실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도 SK플래닛 산하에 있던 11번가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고 5,000억 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온라인쇼핑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ICT 패밀리(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플래닛)와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검색부터 주문과 배송까지 고객에게 차별화한 가치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기존 온라인쇼핑몰들은 소비자와 상품 판매자를 중개하는 중개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마켓’과 쇼핑몰사가 직접 상품을 매입해 소비자와 공공구매 등 다양한 거래(딜)를 하는 ‘소셜커머스’ 간 경계를 허물며 무한경쟁에 나서고 있다.

소셜커머스에서 출발한 티몬은 오픈마켓 비즈니스인 MMP(Managed Market Place) 플랫폼을 단계별로 순차적으로 선보여 완성해 나갈 계획에 있는 등 종합 온라인몰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투어 상품을 강화하는 한편, 미디어커머스를 라이브 홈쇼핑 방식으로 변화시켜 큐레이션 딜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티몬은 2017년 직전연도 대비 35% 증가한 3,562억 원의 매출을 이뤄낸 데 이어 2018년에도 지난해 대비 35%가량 성장한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티몬은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2020년까지 월 단위 또는 분기 단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수익과 성장의 균형을 맞춰갈 계획이다.

온라인쇼핑몰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이어가면서 온·오프라인 간 경계를 허무는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했다”며 “온라인 쇼핑 산업은 전자금융, 택배, 물류뿐만 아니라 AI와 VR 등의 제4차 산업기술과 성장을 궤를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동향(출처 통계청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온라인 쇼핑 거래액 동향(출처 통계청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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