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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피살 사건 재구성]치밀 준비→잔혹 살해→극단 선택 '참극'

'부산 일가족 피살 사건' 이별 고통 극복못한 앙갚음 복수극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2018-10-26 17:17 송고 | 2018-10-29 16:24 최종수정
용의자가 범행도구를 들고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용의자가 범행도구를 들고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부산 일가족 피살 사건'은 연인과의 이별 뒤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용의자가 연인 뿐 아니라 연인의 부모와 할머니까지 4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참극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특히 일가족 모두를 한꺼번에 살해할 목적으로 사전에 치밀한 준비와 범행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이 밝혀낸 증거와 단서들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 본다.

◇이별 고통 못 헤어난 용의자의 극단적 선택

용의자 신모씨(32)와 잔인하게 살해된 조모씨(33·여)는 서로 동거한 사이로 밝혀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부산 사하구 괴정동과 경남 양산에서 동거생활을 하다 최근 헤어졌다.

동거생활을 끝낸 조씨는 할머니와 부모가 살고 있는 부산 사하구 괴정동 아파트로 돌아와 4명이 함께 살고 있었다.

하지만 신씨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신씨의 어머니는 경찰에서 "아들이 동거생활을 끝내고 이별한 뒤 무척 힘들어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신씨가 이별 한달 전쯤에 자신이 다니던 경남 양산의 한 컴퓨터 관련 회사를 그만 둔 점으로 미뤄볼 때 두 사람이 이때부터 사이가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씨가 두 사람의 교제에 반대하는 조씨 일가족 모두에게 앙심을 품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잔인하게 실행한 참극

경찰은 신씨 컴퓨터에서 전기충격기 사용방법을 검색하고 아파트 주변의 방범용 CCTV 위치를 살펴본 자료들을 확보했다.

처음부터 범행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다.

전기충격기와 흉기 둔기, 케이블타이 등 무려 14가지의 범행도구를 미리 챙겨 범행 당일 가방에 넣고 아파트를 찾았고, 범행 뒤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질소가스통소까지 준비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주차장에 차를 댄 신씨가 비밀번호를 알아야만 출입가능한 아파트 출입문을 쉽게 통과하는 장면이 확인된다. 신씨가 진작부터 출입문 비밀번호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파트 주민 일부가 "조씨의 부모가 신씨를 사위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다"고 할만큼 가까운 사이였기에 평소 비밀번호를 알려줬고 예사로 드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집에서 기다리다 귀가 순서대로 일가족 살해

CCTV 분석 결과, 신씨는 지난 24일 오후 4시12분쯤 아파트 입구 앞에 자신의 승용차를 세우고 범행도구가 든 가방을 들고 내린뒤 검은 가방을 손에 들고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신씨가 도착했을 당시, 집 안에는 조씨의 아버지(65)가 혼자 집에 있었다.

신씨는 아버지를 맨 처음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첫번째 범행 뒤 집에서 기다리다 오후 5시 52분쯤 귀가한 할머니(84)를 살해, 두번째 희생자가 됐다.

이날 오후 6시43분쯤 세번째 귀가한 어머니(57)역시 기다리고 있던 신씨에게 무참히 살해됐다.

신씨는 살해한 세 사람의 시신을 아파트 화장실에 순서대로 차례로 쌓은 뒤 비닐로 덮고 그 위에 대야를 엎어 두었다.

옛 연인이자 마지막 희생자인 손녀 조씨는 다음날인 25일 0시7분에 집에 왔다.

조씨는 특히 참혹하게 살해됐다. 이별의 고통을 안겨준 당사자에게 신씨가 극도의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할머니, 부모와 달리 흉기에 찔리고 둔기에 맞고, 목까지 졸린 채 숨졌다.

네 사람을 차례로 살해한 신씨는 다음날인 25일 오전 9시 50분쯤 다시 아파트를 내려온 뒤 자신의 승용차에서 질소가스통을 꺼내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뒤이어 작은 방 침대에 누운채 질소가스를 연결한 비닐봉지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잔혹하고 참혹한 살인극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한 순간에 깨져버린 부산불꽃축제 가족 여행

피해자 가족들은 27일 열리는 부산불꽃축제에 단체 관람하기로 미리 약속돼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피해자 중 가장 연장자인 할머니는 1남 4녀의 자식을 두었고, 아들과 며느리, 손녀(33)와 함께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에서 같이 살고 있었다. 

피해자 4명을 포함한 전체 가족은 불꽃축제 당일 함께 식사를 한 뒤 불꽃축제에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돼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단란하고 즐거운 축제 가족관람은 축제를 3일 앞두고 깨져버렸다. 

최초 신고자인 셋째 사위가 범행현장을 처음 발견한 것도 약속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해도 아무도 받지 않아 경찰에 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choah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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