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청와대 페이스북) 2018.5.14/뉴스1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근래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사법개혁 문제와 관련해 적극 목소리를 내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청와대 안팎에 따르면 조 수석은 자칫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월권 논란'이 불거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안들이 사회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고 '국민적 관심도'를 끌어올리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조 수석은 민정수석으로 정식 임명된 날인 지난해 5월11일 페북에 "고심 끝에 민정수석직을 수락했다"며 "(민정수석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올 때까지 페북을 접는다. 메시지에 대한 답도 불가능하다"면서 페친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후 조 수석의 2017년 페북 글은 검색되지 않는다. 그는 청와대에서 가끔 기자들과 만나도 사실상 자신을 '입이 없는 사람'으로 봐달라고 했다.
그러던 중 조 수석은 올해 4월8일에 '2012.2.28.부산'이라는 글과 함께 문 대통령과 마주보고 앉아있는 자신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페북의 재시작을 알렸다.이후 5~6월에는 다시 페북이 잠잠해졌으나, 조 수석은 7월 노회찬 전 의원과 박종철 열사 부친 별세에 대한 애도글을 시작으로 8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활성화했다. 페북 속 다양한 주제 중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검찰·사법개혁에 관한 것이다.
조 수석은 지난 4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문제에 속도를 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7일에는 페북에 사개특위 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을 거명하며 "국회에서 사법개혁의 매듭을 지어달라"고 당부했다.
19일에는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검찰의 '피의자 밤샘조사' 관행을 지적하고 나선 기사를 링크하면서 사실상 강 부장판사를 비판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수사에 힘을 싣었다. 강 부장판사의 지적은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연루자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검찰 밤샘조사 직후와 맞물렸던 터다.
이날(24일)도 조 수석은 페북에 영국의 극작가이자 비평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글(제도가 저절로 굴러가겠지 하는 것은 정치적 게으름일 뿐이다)을 비롯해 임 전 차장에 대한 신병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또 민주당이 전날(23일) '사법농단 사건에 관여한 판사들을 탄핵하고 특별재판부 구성 추진을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는 내용의 기사도 게재했다.
조 수석 페북의 특징은 자신의 직접적인 말보다 유명인의 명언을 적거나 기사 링크를 거는 경우가 잦았다는 것이다. 이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국회 절차나 관련 수사 등에 개입해 '삼권분립 원칙'을 무너뜨린다는 지적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뉴스1에 "민정수석은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며 발언하고 있다"며 "민정수석도 자신의 업무에 대해 발언할 수 있으며 이는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조 수석이 최근 들어 페북을 통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과 관련 "민정수석의 관할 업무인 검찰개혁 및 사법개혁 문제가 국회에서 지체되고 있기에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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