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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과학기술의 일상사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18-10-19 12:44 송고 | 2018-10-19 13:51 최종수정
신간 '과학기술의 일상사' 표지 © News1
신간 '과학기술의 일상사' 표지 © News1

질문을 먼저 던져 본다.

"기초과학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엔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있나?"

"우리나라 과학 인재들은 정말 다 해외로 빠져나가려고만 하고 있는 걸까?"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재난도 막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따위는 전혀 관심사가 아니란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일부를 제외한 다수의 사람들에겐 흘러드는 뉴스에,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한 번쯤은 궁금해봤을 만한 질문일 것이다.
특히나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생활을 파고 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이름붙여진 도도한 흐름 속에 살면서 과학과 과학기술과 관련된 질문들을 애써 외면하기도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일상을 혁명하듯 바꿔내는 과학과 과학기술을 전문가 집단에만 맡겨놔선 안 된다는 인식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몇 가지 과학적 상식을 더 안다고 해서 내가 낸 세금이 과학 분야에 어떻게 쓰이는 건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쉽고 재밌는'이라고 수식하고 나오는 과학들은 복잡한 역사와 과정을 과감히 생략해 오히려 잘못 전달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의문과 의구심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다면 지난 4년간 이런 고민을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과정남)이란 팟캐스트에 녹여온 박대인, 정한별 두 젊은 연구자들이 쓴 책 '과학기술의 일상사'를 권한다.

두 사람은 카이스트(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저자들이 '교수'나 '연구원장' 같은 자리에 아직 오르지 않았다는 점은 꽤 중요할 수도 있다. 그 위치에 올라가면 갖고 있는 권한과 의무 때문에 할 수 없는 과학에 대한 솔직하고 적나라한 얘기는 할 수 없지 않은가.

이 책은 '기초과학은 중요한가'란 문제에서부터 출발해 '과학적 연구결과물의 허와 실', 과학을 알기 위해 들르는 '과학관'의 이상적인 모델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과학에서 너무 오랫동안 소외돼 온 여성들의 문제, 재난과 과학기술의 관계 등을 두루 짚고 있다. 

아주 쉽게 읽히진 않는다.

책을 읽기 전 앞서의 질문들을 다시 상기하고 문제 의식을 갖는다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읽어가면서 과학기술정책(STP)이라는 '세상을 읽는 또 하나의 렌즈'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딥러닝이 무엇이고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명확한 정의로 교양과 상식을 주기보단 일상에서 과학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은지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같이 풀어나가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게 읽다 보면 맹신했던, 혹은 무관심했던 과학에 대한 하나의 '태도'가 생겨나는 걸 느낄 수 있다.

또 과학은 '결과'만이 아니란 걸 새삼 깨닫게 된다. 과학자들이 내놓는 연구 결과물은 '완성된 지식이 아니라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의 지식'이고, 지식 체계는 그것이 속한 사회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도.

△과학기술의 일상사 /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박대인, 정한별) 지음 / 에디토리얼 펴냄 /1만8000원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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