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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예측, IMF 믿느니 수익률곡선에 의존하겠다"

(런던 로이터=뉴스1) 양재상 기자 | 2018-07-14 03:16 송고 | 2018-07-14 07:04 최종수정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이터=News1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이터=News1

다음은 로이터 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의 13일자 칼럼이다.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의 예측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말이 들려온다. 점점 더 많은 전문가들은 수익률곡선 역전이 더 이상 경기 침체 임박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이번엔 다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들의 예상은 들어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앙은행 정책위원들, 이코노미스트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계속 수익률곡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들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결같이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데 실패해왔다. 반면 수익률곡선은 지난 45년 동안 정확한 예측력을 자랑해왔다.

수익률곡선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이유로는 10년차에 접어든 미국의 경제 확장세를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제 확장세는 사상 최장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추세가 뒤바뀔 날이 그렇게까지 머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울러 수익률곡선은 역전 상태에 근접해 있다.

장기물과 단기물의 수익률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향후 경제성장률 둔화, 단기적 금리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억제를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니면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만한 탓에 향후에는 금리인상 횟수가 제한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을 수도 있다. 두 상황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수익률곡선 역전은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 수익률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향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하를 단행해야만 할 것임을 가리킨다. 미국은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 경기침체를 겪을 때마다 그에 앞서 수익률곡선이 역전되는 현상을 경험했다.
현재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간 스프레드는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전현상이 발생하기까지 26bp(1bp=0.01%p)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유럽과 일본의 국채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그래서 미국 국채는 실질적인 고수익 증권이라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 높고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미 국채 10년물 3% 수익률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

연준이 금융위기에 맞서 대차대조표를 대폭 확대한 점도 그동안 미국의 장기국채 수익률을 낮게 눌러왔다. 연준의 완화기조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중앙은행은 여전히 4조달러 규모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10년물 수익률 상승을 제한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이션은 고질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경제 확장세가 사상 두번째로 길게 이뤄지고 있으나, 의미있는 임금 상승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수는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의 전통적인 관계가 깨졌다고 주장한다. 기술 발전, 노동자의 임금 교섭력 약화, 유연해진 노동시장, 긱(gig) 이코노미 등이 그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연준은 경제 침체가 발생하기 전 미리 금리인상 중단 경고를 정확하게 받을 수 있기 위해 금융시장 내에서 새로운 참조점을 찾고 있다.

연준을 비롯해 다른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지표 가운데 하나가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하는 "초조 지수(anxious index)"이다. 초조 지수는 바로 다음 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수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 해당 지표는 현재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데, 지난 50년 동안 발생했던 경제 침체 직전에 도달했던 수준에 근접해 있다.  

나티시스의 조 라보르냐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참여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이 "전체론적" 접근을 통해 경기를 전망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축허가건수와 수익률곡선 등과 같은 선행지표에 주목하지 않으면 다음 리세션 예측을 놓친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런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IMF가 내놓는 세계경제전망(WEO) 반기보고서는 수년 동안 세계경제전망의 대표적인 기준으로 자리잡았다고 여긴다. 그러나 IMF의 예측능력은 잘 봐 주어도 들쭉날쭉한 편에 불과하며, 이는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미국이 최근 겪었던 두 차례 경제 침체는 지난 2001년 3월~11월, 2007년 12월~2009년 6월 사이에 발생했다. 2001년 당시 침체는 수위가 낮고 기간도 짧았다. 그러나 2007~2009년 침체는 역사적으로 손실이 막대한 편이었다.

지난 2000년 9월 WEO에서 IMF는 당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4.7%로 예상했다. 그 다음해인 2001년 성장률도 다소 둔화한데 그친 4.2%로 관측했다. IMF는 특히 미국을 비롯해 "세계 모든 주요지역 성장전망이 상향되는 등 세계 경제 전망이 지속적으로 강화됐다"고 말했다.

경제가 정점을 찍은 후 침체에 접어들기 2개월 전이던 2007년 10월, WEO에서 IMF는 "2차대전 이후 선진국들의 대규모 침체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2008년에 접어들면서 금융위기가 각 경제전망의 고려 요인에 포함됐지만, IMF는 당해년도 1월 WEO에서 세계 성장률이 2007년 4.9%, 2008년 4.1%를 기록하리라고 내다봤다. 2008년 10월 WEO에 가서야 "선진국 다수가 침체에 들어서고 있거나 근접했다"라고 강조됐다. 그러나 그 때에도 IMF는 그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3.9%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다르게 전개됐다.

과거 나타난 정확성과 대안의 부재 등을 고려했을 때, 수익률곡선은 이코노미스트들이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경제침체 예상 도구이다. 어쨌든 이번에도 수익률곡선은 틀리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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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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