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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확전…증시·원자재 급락 vs 달러 가치 급등

원유 7%, 구리 3%↓…美 달러, 中·日 통화에 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18-07-12 06:25 송고 | 2018-07-12 06:51 최종수정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쌓여 있는 중국 컨텐이너. © AFP=뉴 스1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쌓여 있는 중국 컨텐이너. © AFP=뉴 스1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모양새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고 출렁거렸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 규모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예고에 중국이 발끈하며 보복을 다짐한 여파가 작용했다.

11일(현지시간) 증시는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으며, 유로화와 파운드화와 엔화와 위안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 강세 영향으로 인해 유가는 급락하고, 금값과 비철금속도 하락했다. 중국의 수요 감소 우려로 인해 곡물 가격도 하락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국채로 몰리면서 미국의 국채수익률도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19.21p(0.88%) 하락한 2만4700.45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9.81p(0.71%) 내린 2774.03을 나타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2.59p(0.55%) 하락한 7716.61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3월 말~4월 초 양국 간 무역전쟁 기운의 고조로 인해 S&P가 4차례 동안 2% 이상 하락했던 것과 비교할 때 이날 낙폭이 아주 가파르지는 않았다.

이-벨류에이터펀드의 케빈 밀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주로 무역 전쟁 가능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지정학적 이벤트로 인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CIO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 공방을 벌이는 동안 상하이증시가 올 들어 16% 하락했지만 S&P500지수는 여전히 4% 오른 상태라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이 훨씬 견조하다는 의미다.

미국 대중 관세 부과 예고 여파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압박을 받았다. 중국증시가 가장 크게 타격을 받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8%, 우량주 중심인 CSI300 지수는 1.7% 급락했다.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1.2% 하락했다. 인도의 선섹스지수도 2.25% 하락했다.

뉴욕증시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스톡스600지수는 1.26% 내린 381.40을 기록했다.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1.35% 하락한 1492.64를 나타냈다. 범유럽 우량주 모음인 스톡스50지수는 1.47% 내린 3422.35를 기록했다. 영국의 FTSE 100지수는 1.30% 하락한 7591.96을 나타냈다. FTSE 250중소기업지수는 1.00% 내린 2만642.27을 기록했다. 프랑스의 CAC40지수는 1.48% 하락한 5353.930을 나타냈다. 독일 DAX지수는 1.53% 내린 1만2417.13을 기록했다.

시티인덱스의 켄 오델루가 시장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추가 관세 위협을 언급하며 "(무역 이슈가) 시장 내에서 현실화하고 있다"며 "(무역 이슈를) 무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실물경제는 아직 적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는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를 높였다. 이날 국채 가격과 반대인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6bp(1bp=0.01%p) 내린 2.847%를 나타냈다.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2.3bp 하락한 2.949%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1.6bp 내린 2.578%를 나타냈다. 5년물 수익률은 2.9bp 하락한 2.743%를 기록했다.

BMO 캐피털마켓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전략부문 헤드는 "중요한 점은 관세 조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물 경제가 받을 충격"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 우려 여파로 인해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인덱스는 0.60% 상승한 94.72를 나타냈다. 달러/엔은 0.94% 오른 112.02엔을 기록했다. 지난 1월10일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으로 중요한 수준인 112엔을 넘었다. 파운드/달러는 0.54% 내린 1.3202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달러는 이내 하락 반전해 0.59% 내린 1.1673달러를 기록했다. 역외거래시장에서 위안화는 장중 11개월 만에 가장 약세를 나타냈다. 호주 달러는 1.21% 내린 0.7368달러에 거래됐다.

바클레이스의 가도타 신이치로 외환전략가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예고 발표와 함께 중국의 반격이 앞으로 수일 동안 주목해야 할 핵심 이벤트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의 여파가 귀금속 가격을 압박했다. 금 선물가격은 전장보다 11달러(0.9%) 내린 온스당 1244.40달러에 거래됐다. 은 가격은 1.4% 하락한 온스당 15.82달러를 기록했다. 백금은 1.4% 하락한 온스당 830.60달러에 장을 마쳤다. 팔라듐은 0.2% 하락한 온스당 939.50달러에 장을 마쳤다.

하이 리지 퓨처스의 데이비드 메저 이사는 "금은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로 인해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철금속 역시 달러 강세로 인한 부담을 피해가지 못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2.9% 하락한 톤당 6145달러에 장을 마쳤다. 아연은 2.6% 하락한 톤당 2563.00달러에 장을 마쳤다. 알루미늄은 1.4% 내리며 톤당 2060달러를 기록했다. 주석은 2.0% 내린 톤당 1만9375달러를 기록했다. 니켈은 1.9% 하락한 톤당 1만3880달러에 장을 마쳤다. 납은 4.9% 하락한 톤당 2200달러에 거래됐다.

ING 뱅크의 올리버 뉴겐트 원자재 전략가는 "상하이 선물시장은 이날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모멘텀이 이곳에서 시작된 것은 분명하지만 하락세는 전반적이었다"고 말했다. 

무역전쟁 우려는 원유 수요 전망에도 타격을 줬다. 이날 브렌트유는 5.46달러(6.9%) 하락한 배럴당 73.4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2월9일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3.73달러(5.0%) 하락한 배럴당 70.38달러를 나타냈다.

인터팩스 에너지의 아비셰크 쿠마 선임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이날 거래에서는 미중 무역긴장 고조로 인해 위험 기피가 촉발됐다"며 "그것이 유가에 명백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곡물 값도 하락했다. 세계 최대 기름 생산용 콩 수입국인 중국의 장기 수요를 우려하는 반응에 따른 결과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8월물 대두는 22-3/4센트 내린 부셸당 8.33달러에 거래됐다. 9월물 옥수수는 7-3/4센트 하락한 부셸당 3.40달러에 거래됐다. 9월물 연질 적동소맥은 20-1/4센트 내린 부셸당 4.71-3/4달러를 기록했다. 9월물 경질 적동소맥은 20-3/4센트 하락한 부셸당 4.74달러를 나타냈다.

재너애그헤지의 테드 사이프리드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중국은 미국과의 거래를 지나치게 줄일 수 없을 것이고, 수입국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대처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관세 발표는 중국에게 다른 수입 경로를 개척할 유인을 제공하는 쪽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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