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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6세, 리그 최고 이닝 이터…'베테랑의 품격' 보여주는 KIA 양현종

1일 KT전서 5년 만에 완투승, '리그 1호 완투'
7경기 중 5경기 QS…경기당 평균 이닝 리그 1위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4-05-02 10:08 송고
1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완투승을 거둔 KIA 선발 양현종이 볼하트를 만들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1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완투승을 거둔 KIA 선발 양현종이 볼하트를 만들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지만, 여전히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라는 평가에 손색이 없다. 선발투수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이닝 소화 능력 역시 탁월하다. '대투수'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양현종(36·KIA 타이거즈)의 이야기다.

양현종은 지난 1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동안 102구를 던지면서 8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 책임진 양현종은 올 시즌 리그에서 첫 완투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외국인 투수도, 젊은 영건도 아닌 36세의 베테랑 투수가 '시즌 1호 완투'를 기록한 것이다.

양현종의 완투는 근 5년 만의 일이다. 그의 마지막 완투는 2019년 9월11일 롯데 자이언츠전으로, 당시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한 바 있다.

2019년은 양현종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했으며 2번의 완봉승까지 더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후로는 기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2020년엔 평균자책점 4.70으로 흔들렸고, 메이저리그에 다녀온 이후인 2022년에도 3.85, 지난해에도 평균자책점은 3.58이었다. 팀 내 '에이스' 타이틀을 달기엔 아쉬움이 있는 성적이었다.

1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 양현종이 완투승을 거둔 뒤 이범호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1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 양현종이 완투승을 거둔 뒤 이범호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그럼에도 양현종이 가치 있는 투수인 이유는 바로 '이닝 소화'였다. 그는 평균자책점이 들쑥날쑥한 가운데서도 언제나 많은 이닝을 먹어줬다.

양현종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9시즌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이 기간 이닝 소화는 매년 리그 10위 이내에 포함됐고, 헥터 노에시가 있었던 2016~2017년을 제외하곤 언제나 팀 1위였다. 큰 부상도 없었고 언제나 꾸준한 활약을 해줬다는 것을 드러내는 지표다.

이닝 소화 능력은 선발투수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본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투구를 보여줘야만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고, 이로 인해 불펜 투수의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현종의 '이닝 이팅' 능력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44⅔이닝으로 이닝 소화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고, 경기당 평균 이닝에서도 6.38이닝으로 1위다.

경기당 평균 6이닝을 넘긴 투수는 양현종을 포함해 대니얼 카스타노, 카일 하트(이상 NC), 제임스 네일(KIA), 웨스 벤자민, 윌리엄 쿠에바스(이상 KT) 등 6명인데, 양현종은 유일한 토종 선발투수다.

양현종에 이은 2위는 5.71이닝의 곽빈(두산)이며, '좌완 트로이카'로 불리는 '동년배 투수' 류현진(한화·5.43이닝), 김광현(SSG·5.24이닝)과 비교해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KIA 타이거즈 양현종.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현재 통산 171승으로 송진우(210승)에 이은 통산 승리 2위를 달리고 있는 양현종은, 조만간 이닝 부문에서도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그는 통산 2377이닝을 소화했다. 1위 송진우(3003이닝)와의 격차는 아직 크지만, 2위인 정민철(2394⅔이닝)에는 17⅔이닝 차까지 접근했다. 앞으로 3경기 정도를 더 등판하면 충분히 넘어설 기록이다.

올 시즌은 '이닝 이팅' 뿐 아니라 경기 내용도 좋다. 현재까지 평균자책점 3.02로 리그 4위이고 7번의 선발 등판 중 5차례나 퀄리 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2019년 못지않은 수준급 성적을 기대할 만 하다..

새로 도입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에도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그는 개막 첫 등판 이후 "ABS는 커브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커브를 잘 던지는 투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했고, 실제로 커브 비율을 높이며 좋은 경기 내용을 이어가고 있다.

적잖은 선수들이 ABS 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양현종은 묵묵히 주어진 현실에 적응하며 기량을 이어가고 있다. 말 그대로 '베테랑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그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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