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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인 여성 1만5천명"경찰 성차별 몰카수사 중단하라"

'불편한 용기' 혜화역서 불법촬영 편파 수사 2차 규탄 시위…삭발도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2018-06-09 18:54 송고 | 2018-06-09 19:53 최종수정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여성 단체 '불편한 용기' 소속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불법촬영 편파 수사 2차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홍익대 회화과 몰카 사건' 수사가 피해자 성별에 따라 편파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 News1 이승배 기자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여성 단체 '불편한 용기' 소속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불법촬영 편파 수사 2차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홍익대 회화과 몰카 사건' 수사가 피해자 성별에 따라 편파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 News1 이승배 기자


"저는 처음 삭발 시작했을 때 무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무서움이 어디서 오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무서움이 없다면 자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생활할 때, 화장실 갈 때, 길을 걸을 때 여성이 위험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한 경찰의 성(性)차별 편파 수사를 비판하는 여성들이 9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자리에서 일부 여성들이 삭발하며 "여자 아닌 사람으로 살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 카페에서 결성된 여성 단체 '불편한 용기'는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경찰 추산 1만5000여명(주최측 추산 2만2000명)이 모인 가운데 '불법촬영 편파 수사 2차 규탄 시위'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카페 회원들은 부산·대전·광주·천안 등에서 전세버스를 동원해 상경했다.

이들은 "한국 경찰은 몰카를 신고해도 수사하지 않는다"며 "이철성 경찰청장은 '홍대 몰카 사건' 편파 수사 등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성 경찰청장과 여성 검찰총장을 임명하고, 경찰 성비를 여성과 남성을 9대1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몰카 찍는 사람도, 올리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피해자를 죽이는 몰카 판매·유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여성 유죄, 남성 무죄", "화장실에 몰카 있어서 경찰서에 신고해도 집으로만 돌려보내네, 나라 꼴이 잘 돌아간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여성 단체 '불편한 용기' 소속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불법촬영 편파 수사 2차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홍익대 회화과 몰카 사건' 수사가 피해자 성별에 따라 편파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 News1 이승배 기자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여성 단체 '불편한 용기' 소속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불법촬영 편파 수사 2차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홍익대 회화과 몰카 사건' 수사가 피해자 성별에 따라 편파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 News1 이승배 기자


집회 중반에는 삭발도 진행됐다. 사전에 신청한 6명의 여성은 뒤를 돌아앉아 이발기, 가위로 머리를 잘랐다. 이중 3명은 머리를 완전히 밀었고 나머지 3명은 허리와 가슴까지 오던 긴 모발을 어깨까지 잘랐다. 이들이 머리를 자르자 지켜보던 집회 참가자들은 "멋지다", "상여자다", "여자답다", "형님, 정말 멋지십니다" 등 탄성이 터져 나왔다. 주최 측은 "우리는 여자가 아닌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의미를 전달하려고 삭발이라는 행동을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머리를 자른 여성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완전 삭발을 강행한 여성은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는 구호를 크게 외쳤고, 허리까지 오던 긴 머리를 귀밑까지 밀어 올린 여성은 "지금도 학교에서 여성스러운 외모 압박받고 있는 여동생이 강박에 시달리지 않길 바라면서 어른으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을 고민하다 이렇게 무대위에 올랐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경찰청장에게 보낼 편파수사 규탄 편지 봉투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이 편지를 경찰청에 보낼 계획이다.

한편 이날 행사 도중 길을 지나는 시민 중 남성 일부가 집회 사진을 찍으려고 시도하자 집회 참석 여성들은 일제히 "찍지 마", "구속해", "체포해" 등을 외치며 촬영을 규탄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열린 1차 시위에는 경찰 추산 1만여명(주최측 추산 1만2000명)이 참여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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