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창' 부러진 신태용, 더 바빠진 한국에서의 열흘

수비진 개편과 함께 새로운 공격플랜도 마련해야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05-21 09:25 송고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설 최종 명단을 발표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2018.5.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설 최종 명단을 발표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2018.5.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큰 전쟁을 앞두고 있는 장수 입장에서는 한숨이 깊어질 상황이다. 가장 믿음직했던 방패(김민재)에 이어 가장 공들여 준비한 무기(권창훈)도 잃어버린 모양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 수장 신태용 감독의 심정이 이와 비슷할 듯싶다.

신태용호의 핵심 공격자원으로 분류됐던 권창훈(디종)의 러시아 월드컵 출전이 물거품 됐다. 프랑스리그 디종 소속의 권창훈은 지난 20일(한국시각) 홈 구장 스타드 가스통 제라르에서 열린 앙제와의 2017-2018 프랑스 리그1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선발로 출전했다가 후반 31분 부상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권창훈은 축구화까지 벗은 채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면서 필드를 벗어나 큰 부상을 우려하게 만들었는데, 예상대로였다. 디종 구단은 그날 곧바로 "권창훈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뛸 수 없을 것"이라며 심각한 수준임을 전했다. 아직 정밀검사 전이지만 아킬레스건 쪽에 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권창훈은, 대표팀에서 손흥민에 버금가는 비중을 지닌 공격수였다. 두 시즌 만에 완벽하게 유럽무대에 적응한 권창훈은 프랑스리그에서 두 자릿수(11골) 결정력을 자랑하면서 신태용 감독과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손흥민을 돕기도 하고, 손흥민이 집중 견제로 시달리면 직접 해결해야하는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꼬였다.
권창훈은 손흥민 만큼 비중이 큰 공격수였다. 신태용 감독 입장에서는 공격플랜도 다시 짜야할 상황이다. © News1
권창훈은 손흥민 만큼 비중이 큰 공격수였다. 신태용 감독 입장에서는 공격플랜도 다시 짜야할 상황이다. © News1

신태용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대표팀은 21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출정식을 시작으로 월드컵 장도에 오른다. 행사 후 곧바로 파주NFC로 이동, 국내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다. 대표팀은 파주에서 담금질을 실시하다 대구(5월28일 온두라스전)와 전주(6월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의 평가전으로 국내 훈련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신 감독은 보스니아전을 끝으로 최종명단 23인을 확정할 방침이다. 그 정예멤버와 함께 6월3일 해외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한다. 최종 저울질 시간으로 주어진 국내에서의 열흘 동안 가장 신경을 써야할 곳은 '수비'였다.
수비라인의 기둥으로 꼽혔던 괴물 센터백 김민재가 부상으로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고 주축 왼쪽 수비수 김진수도 본선 합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수비 시스템 전면 개편까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 감독은 28명의 소집명단을 발표하던 지난 14일 "우리의 주된 플랜을 바꿔야할지도 모른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플랫4와 플랫3라는 주된 전형부터 어떤 선수가 어느 곳에 배치될 것인지, 정해진 것이 없다.

후방의 안정화에만 신경을 써도 시간이 부족한데 아끼던 '창'이 부러지면서 공격진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권창훈은 윙포워드부터 측면미드필더 혹은 공격형미드필더까지 쓰임새가 다양했다. 최근 디종에서는 투톱으로 뛰는 모습까지 보였기에 활용도는 넘쳐났다.

그런 팔방미인이 빠지면서 신 감독은 제한적인 공격 플랜을 짤 수밖에 없다. 일단 권창훈에게 부여하려던 임무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판단해야한다. 베테랑 이청용, 뉴페이스 이승우 등 모든 선수들이 대상이다. 공백이 잘 메워지지 않는다면, 수비 쪽과 마찬가지로 공격의 주된 플랜도 다시 세워야할지 모른다.

부러진 창을 만지작거릴 시간이 없다. 대회 개막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고 최종 엔트리를 제출할 시간은 앞으로 열흘뿐이다. 감독의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르고 있다.


lastuncl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