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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男모델 몰카' 수사 중인데…'워마드'에 또 조롱글

경찰 수사 중에도 성기·얼굴 드러난 조롱글 또 게시
'도 넘은 성폭력' 누리꾼 분노…에이전시도 적극대응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8-05-05 18:08 송고 | 2018-05-05 18:15 최종수정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 게시글 갈무리)© News1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 게시글 갈무리)© News1

경찰이 '홍익대학교 남성 누드모델 나체사진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몰카 사진이 최초로 유포됐던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해당 남성모델을 조롱하는 글이 또 올라와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번 도촬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인원이 5일 오후 6시 기준 9500명을 돌파했고, 같은 날 '워마드' 사이트 폐쇄를 촉구하는 청원까지 나온 상황에서 '도를 넘은 집단 성폭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53분 워마드 자유게시판에는 '[보X놀이터] 홍대 남모델 누드 크로키'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 작성자는 남성 누드모델의 얼굴과 성기가 적나라하게 그려진 그림과 함께 '오랜만에 그림을 그려보니 재밌노'라는 조롱성 글을 올렸다.

워마드 이용자들은 해당 게시물을 추천하면서 '깔깔깔 소X(남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인터넷 은어)를 점으로 표현했으면 A+이기 아쉽노' '풍선만 한 부X과 조막만한 소X도 딱 보이노'라며 조롱에 동참했다.

지난 1일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게시된 유출사진(독자제공)© News1
지난 1일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게시된 유출사진(독자제공)© News1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워마드 이용자들의 성적 조롱이 도를 넘자 홍익대 학생들은 분노를 터뜨렸다.
한 홍익대 학생은 "남혐 사이트 워마드에는 기존 사진이 지워진 대신 그 사진을 그린 그림이 올라왔다"며 "여성 피해자만 피해자냐" "남성 피해자는 인권도 없고 몰카에 노출돼도 되느냐"고 쏘아붙였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날(4일) 오후 홍익대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고 성폭력범죄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를 적용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과 홍익대 미술대학 회화과 학생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워마드에 '미술 수업 남누드모델 조신하지가 못하네요'라는 유출 사진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은 당일 회회과 누드 크로키 전공수업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물 작성자는 남성 누드모델의 성기와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게시물과 함께 '어디 쉬는 시간에 저런 식으로 2.9 까면서 덜렁덜렁거리냐' '어휴 누워 있는 꼴이 말세다' 등 성적으로 조롱하는 글을 적었다.

워마드 이용자들도 '남누드모델은 정신병이 있다' '(성기가 너무 작아서) 안보인다' 등 댓글을 남기며 조롱에 동참했다. 해당 게시물은 이튿날인 2일 홍익대 대나무숲을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3일 오전 삭제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갈무리)© News1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갈무리)© News1

지난 2일 저녁 워마드 게시물을 확인한 홍익대 회회과 학생회는 곧바로 가해자 추적에 나섰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사건 발생 후 사흘이 지나서야 △모든 누드 수업 중 휴대전화 회수 △누드모델에게 간이 휴게 공간 제공 △누드 수업 사전교육 강화 △가해학생 추적 및 징계 등 안건을 마련했지만 홍익대 학생들은 학생회와 학교를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한 홍익대 학생은 "범죄가 발생했으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어야 한다"며 "가해자 검거를 왜 법적 절차가 아닌 학교 안에서 처리하려고 했느냐"고 지적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회회과 학생회는 긴급대책회의 안건에 '가해자의 법적 처벌' 방침은 발표하지 않았다.

다른 학생은 "데이터 복구업체에 해당 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휴대폰을 모두 제출하면 바로 가해자를 찾을 수 있는데 아직 탐문으로만 찾고 있다"며 "가해자를 찾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학생은 "홍대 성인권센터에서는 피해자가 자기 학생이 아니란 이유로 발뺌을 하고 있다"고 분개하면서 학교의 소극적인 대응을 꼬집기도 했다.

한편 홍익대 회화과 학생회는 공고문을 통해 "사진이 쉬는 시간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른 학생의 그림을 보러 자리를 이탈하는 등 이동이 많아 용의자 폭이 크게 확장됐다"고 늦장 대응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현재 학교에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요청하고 절차를 밟고 있으니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익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갈무리)© News1
(홍익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갈무리)© News1

홍익대 회회과 학생회에 따르면 피해 누드모델 남성이 소속된 에이전시도 자료수집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에이전시는 이날 오후 '2018년 미술대학 인체모델 무단촬영에 관련하여'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수업 중 쉬는 시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가해자가 학생이라고 단정 짓고 있지는 않다"며 "가해자가 누군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페이스북 갈무리)© News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페이스북 갈무리)© News1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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