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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넷플릭스·아마존의 미디어 왕좌 게임

(서울=뉴스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2018-04-02 19:01 송고 | 2018-04-02 21:33 최종수정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News1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News1
세계 최대의 스트리밍 영화 제작·송출사는 넷플릭스다. 나도 구독자다.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 논란으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옥자’가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을 때 많은 영화인들이 거부반응을 보였다. 결국 칸 영화제는 극장 개봉 영화만 초청된다는 규칙을 새로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멀티플렉스들은 ‘옥자’를 거부했다. 넷플릭스는 통상적인 영화 배급은 하지 않는다. 동시개봉 원칙을 지켜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극장이 곤란해진다는 이유다.

넷플릭스가 1997년에 설립되었을 때 이 회사는 DVD 판매와 우편 렌탈 사업을 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2007년에 시작된 것이다. 현재 거의 200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3년에 ‘하우스 오브 카드’를 제작해서 크게 성공한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고 불리는 자체 영화와 TV 드라마도 제작하고 있다. 미국 내 5000만 구독자를 포함해서 전 세계에 1억 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있다. 5000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일하며 2017년 매출액은 약 12조원 정도다.
2017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아마존 스튜디오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배급한 ‘맨체스터 바이 더 시’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스트리밍 영화가 작품상 후보가 된 최초의 사례다. 아마존은 2010년에 자회사로 아마존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 스튜디오는 영화와 TV 드라마 시나리오를 온라인으로 접수한다. 채택된 원고에는 1만 달러를 지불하고 채택된 시나리오가 영화로 제작되게 되면 20만 달러를 지불한다. 아마존은 영화의 구매와 제작에서 더 나아가 단독 배급까지 개시했다. ‘맨체스터’를 1000만 달러에 구입해서 6200만 달러 흥행을 낸 것이 풀 스케일 영화사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넷플릭스나 아마존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사람들이 더이상 콘텐츠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을 든다. 비교적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두 번 보는 것이 그만일 영화의 DVD를 수집하는 데 재미가 있었다. 음악 CD도 같다. 소유에 즐거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내 것이 아니라도 ‘언제든지’ 볼 수 있다면 소유의 동인이 많이 사라진다. 더구나 ‘어디서나’ 볼 수 있다면 비싸고 번거로운 소유에 묶일 일이 더 없다. 그리고 영화를 ‘혼자’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미디어 산업의 세계적인 추세는 온라인과 모바일이다. ‘언제, 어디서나, 혼자’다. 카톡을 2년 전에 시작한 나같이 구식인 사람도 나도 모르게 모바일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요즘 절실히 느낀다. 블로그도 모바일 버전을 더 좋아한다. 꾸준한 투자를 통해 콘텐츠만 지속가능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아마존이나 넷플릭스가 기존의 스튜디오들을 앞지를 날이 올 수도 있고 아이맥스를 빼고는 영화관이 지금만큼의 존재감을 가지지 못하는 날이 올 것이다. 신문과 TV가 좋은 전례다. 젊은 세대에게는 스마트폰이 신문이고 TV다.
한술 더 떠서 요즘은 유튜브가 대세라고 한다. 최근 중국에 2주간 머물 일이 있었다. 구글과 유튜브가 안되는 세상에 살아 본 것이다. 2주가 마치 2년 같았다.

미디어의 제왕인 디즈니는 픽사, 루카스필름, 마블을 차례로 인수하고 현재 21세기 폭스를 인수 중이다. 넷플릭스, 아마존과 함께 3대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인 훌루는 디즈니와 폭스의 합작회사이기때문에 합병이 끝나면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강력한 경쟁사를 맞게 될 것이다. 아니면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도전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디즈니는 오래전에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고위 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들도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의 확산에 대응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여기서 읽을 수 있다.

※ 이 글은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tigerk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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