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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실명제? "표현의자유 지켜져야" 한목소리 비판

"댓글, 사전규제보다 피해자 보상 등 사후규제에 중점둬야"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차오름 기자 | 2018-03-29 16:31 송고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인터넷 댓글 규제 필요성과 관련된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 News1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인터넷 댓글 규제 필요성과 관련된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 News1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인터넷 댓글 규제에 대해 학계가 한 목소리로 '표현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는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인터넷 댓글 문제를 다루는 토론회를 열고 "댓글실명제와 같은 인터넷 규제는 위헌요소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정필운 한국교원대교수는 "댓글실명제 법안은 익명 표현의 자유를 막고,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도 침해하는 것"이라며 "표현의자유를 막아야할 정도로 인격권 보호 균형이 무너졌는지 생각해보면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인터넷 댓글 규제을 위한 법안 마련이 한창이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인터넷실명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까지 합세하면서 총 8건(가짜뉴스 6건, 댓글실명제 1건, 매크로규제 1건)의 관련 규제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인터넷본인확인제는 지난 2012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을 받았다"며 "해외 서비스간의 역차별 문제도 발생해 평등의 원칙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는 서비스 이용 시, 스마트폰을 통해 본인인증을 받는구조로 이미 충분한 인증제를 거치고 있다"며 "반면 해외업체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이같은 본인확인도 과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다수의 교수들도 정 교수의 의견에 동조의 뜻을 나타냈다. 

조소영 부산대 교수는 "표현의 자유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입을 열고 말을 하는' 자유이므로 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실명제와 같은 사전규제보다는 피해자 보상, 반론 등 사후규제를 구체화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추진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처럼 인터넷 사업자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 통계치 제공을 유도하는 형태도 고려할만 하다"고 말했다.

정일권 광운대 교수도 "여론과 관련된 규제는 느슨해야 한다"면서 "댓글은 여론이 만들어지는 하나의 행위에 불과하며, 댓글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를 바꿔야한다는 생각은 옳지않다"고 비판했다. 

다만 인터넷 사업자들이 댓글의 부정적인 측면을 줄일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어졌다.

김민정 한국외대 교수는 "댓글에서의 정치적 편향성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법적인 규제보다는 인터넷 사업자들이 댓글 내에서 욕설을 달지 못하게하거나, 부정적인 측면을 기술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은영 서강대 교수 역시도 "좌와 우로 양분돼 있는 미디어를 골고루 이용하도록 장려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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