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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4선 성공으로 러-서방 간 긴장 고조될 것"

잠룡들 노선갈등 관리위해 서방 갈등 필요
WP, 전문가들 인용해 진단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8-03-19 13:39 송고 | 2018-03-19 14:51 최종수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있는 선거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있는 선거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대선에서 4선에 성공하면서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워싱턴포스트(WP)가 전망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은 국내 개혁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뚫을 수 있는 신형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혀 러시아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국영방송들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집중 보도했다.
공격을 받고 있는 러시아엔 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정서가 확산될 수밖에 없다. 푸틴 선거운동본부 공동본부장 옐레나 슈멜레바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이번 선거 결과는 "러시아에 가해지는 압박에 대한 통합된 반응이다"며 "(러시아에 대한) 부당함이 훨씬 더 커지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것은 우리의 공통된 반응이다"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으로선 앞으로 수개월 동안 차기 내각을 준비하며 푸틴 이후 시대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지배 엘리트층의 경쟁적인 이해를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노선을 둘러싼 내분이 계속됨에 따라 푸틴 대통령에겐 서방과의 갈등을 키우는 것이 이득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 참모였다가 비판자로 돌아선 글레브 파브로브스키는 "외국에서 모험주의(adventurism)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례로 최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과 관련해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강경한 대응을 밝혔다고 지적하며, 이는 러시아인들을 분노하게 해 투표 참가율 제고에 도움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지지자들과 만나 '암살 미수 사건'을 언급하며 "러시아에 있는 누군가가 대선과 월드컵을 앞두고 이런 일을 꾸민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며 말도 안된다"며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는 영국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또 시리아에서 사태 악화를 위협하고 있다. 시리아에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대한 러시아의 노골적 지지로 미국과의 군사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총장은 미국이 다마스쿠스에 순항미사일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고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보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슈 광장에서 열린 크림병합 4주년 기념 콘서트 집회에 참석해 수천명의 군중들 앞에서 대통령 선거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슈 광장에서 열린 크림병합 4주년 기념 콘서트 집회에 참석해 수천명의 군중들 앞에서 대통령 선거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 AFP=뉴스1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외교 평론가 블라디미르 플로로프는 "예측 불가능성을 수반한 강요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며 "하지만 푸틴을 둘러싼 문제는 그가 사태 악화 계획을 갖고 있지만 긴장완화 전략은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고 진단했다.

지난 6년 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푸틴 대통령은 반(反)미 수사를 강화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것을 선거 전략이라고 판단해 푸틴 대통령이 안전하게 정권을 장악하면 긴장완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도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긴장 악화는 푸틴 대통령이 국내 권력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의 자리를 승계하려는 지배 엘리트층 내 권력 경쟁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는 이것을 필요로 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4선에 성공하면서 2024년까지 통치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처럼 연임 제한을 철폐하거나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같은 국가 지도자로 오르기 위해 새 직책을 맡는 식으로 임기를 더욱 연장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한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연구원은 "장기집권자들은 임기를 더욱 연장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며 "다른 국가의 영토 일부를 병합했던 사람에게, 실제적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승계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선 오는 5월 취임식 이후 내각을 어떻게 꾸릴지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유임시키면 승계를 둘러싼 추측을 최소화하고 싶다는 사인이다.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처럼 보다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인을 내각에 포함하면, 군과 정보기관 출신의 강경파는 타격을 입게 되고, 푸틴 대통령은 경제 개혁을 추진하려한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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