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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미디어 정동훈 대표 "변화하고 도전하자. 그리고 행복하자"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2018-03-18 10:00 송고
정동훈 대원미디어 대표. (대원미디어 제공)© News1
정동훈 대원미디어 대표. (대원미디어 제공)© News1

"작년에 아버지께 처음으로 '수고했다'는 말을 들었다. 뭉클했다."

2세 경영인에게 창업주란 '발판'이지만 '한계'도 된다. 대원미디어 정동훈 대표는 국내 애니메이션계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정욱 대표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있던 회사는 최근 각종 신사업을 론칭하며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대원미디어의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 대표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변하고 있다"며 "이제 대원미디어는 단순한 콘텐츠 생산업체가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회사"라고 말했다.
◇ 대원미디어, 정동훈 대표 취임 이후 숨 가쁜 진화

정 대표는 지난 2007년 대원미디어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오다가 지난해 1월1일 사장으로 취임했다. 창업주 정욱 대원미디어 회장은 하나뿐인 아들이 10년 동안 회사에서 크고 작은 성과를 내는 동안 칭찬에 인색했다.

처음으로 아들의 노력을 인정한 것은 지난해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브레이브' 발표회 현장에서다. 그동안 일본판 파워레인저를 수입만 하던 대원미디어가 이젠 투자자로 나서,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배우를 기용해 만든 한국판 파워레인저다. 행사를 마친 뒤 정 회장은 아들에게 "수고했다"는 한마디를 건넸다. "아버지가 절 처음으로 인정해준 순간"이라던 정 사장은 행사 이후 각자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창업주의 인정을 받은 이후 정 대표의 행보에도 힘이 실렸다. 특히 그가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 쓰는 사업은 지난 1월 용산 아이파크몰 6층에 오픈한 '팝콘D스퀘어'다. 팝콘D스퀘어는 전시관과 라이브 극장, 캐릭터샵, 카페사업을 함께 전개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정 대표는 '팝콘D스퀘어'에 대해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대원미디어가 가려는 방향을 다 담고 있는 이정표"라며 "문화적인 소통을 일으키고 공유하면서 인지도를 확산시키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힘도 만드는 순환구조의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제작 중인 'AS프로젝트'(가칭)도 그동안 대원미디어가 시도하지 않았던 SF 3D 실사드라마다.

AS프로젝트는 공룡과 메카닉, 히어로를 모두 섞은 아이템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정 대표는 "수익성을 생각한 결과"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기존 애니메이션 시장의 틈새를 찾는데 주력했다. 미국과 일본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는 가운데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히트작을 내놓기도 했다. 뽀로로가 그 대표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저연령 콘텐츠는 레드오션"이라며 "이보다는 높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AS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동시다발적인 마케팅을 통해 수익성을 한번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시리즈물이 나올 경우 먼저 영상물이 제작되고 반응을 살핀 뒤 완구와 영화, 게임 등을 준비해 차례대로 시장을 넓히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AS프로젝트는 드라마와 함께 게임과 완구, VR(가상현실)용 콘텐츠까지 한꺼번에 준비하고 있다. 극장용 영화와 애니메이션도 기획 중이다.

정 대표는 "극소수 업계 관계자에게만 시안을 보여준 상황인데 평가가 아주 좋다"며 "완구는 개발단계, 영화는 기획단계, TV드라마는 자체 채널은 물론 지상파나 종편 등을 통해 내년 방영이 목표"라고 말했다.

기존 사업인 볼 수 있는 라이선스 사업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대원미디어는 지난 2월 일본의 완구기업 다카라토미와 '조이드 와일드'에 대한 독점계약을 맺었다.

'조이드 와일드'는 지난 1983년 처음 선보인 공룡과 동물을 기반으로 하는 완구 시리즈다. 2세대 조이드(1999~2006년)로부터 약 12년만에 신규 시리즈가 나왔다. 대원미디어는 완구와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관련 아이템 모두 준비 중이다.

정 대표는 "조이드 와일드는 마케팅 측면에서 봤을 때 너무 탐나는 아이템"이라며 "7월 캐릭터 페어 이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상품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 "변화 읽으며 도전해야"…경영안정·실적개선 바탕

정 대표가 신사업과 구사업을 막론하고 회사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동안 잡음도 있었다. 새로운 시도를 달가워하지 않던 일부 임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이다.

정 대표는 "2세 경영이 이뤄지는 많은 회사들이 겪는 일"이라며 "기존 카테고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업에는 적용되는 트렌드와 사이클(cycle)이 매번 바뀌어 한가지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것을 융합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변화를 읽으면서 도전해야 한다"며 "떠난 분들이 있지만, 변화를 지지하며 참여해주신 분들 덕분에 이젠 안정적으로 회사를 경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으로 돌아서는 중이다. 정 대표의 취임 이후 6000원선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최근 1만원대를 회복했다.

"결국 실적으로 말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정 대표의 말이다. 그는 "경영진이 추구하는 사업의 사이클과 시장 평가가 이뤄지는 사이클은 다르다"며 "하지만 결국 시장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원미디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전년보다 193% 증가한 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도 949억원에서 1207억원으로 2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522%나 늘었다. 사업 확장과 실적 개선을 함께 이룬 셈이다.

◇ "고객·직원·투자자 모두 대원미디어 덕분에 행복하길"…'행복론' 경영철학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 대표는 처음부터 회사의 경영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왜 사람들은 계층별로 갈등하고 화합하지 못하는지를 고민하며 학창 시절을 보내는 등 경영보다는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그러던 중 회사를 경영하게 된다면 회사를 통해 세상을 보다 좋게 만드는 데 역할을 하고 발언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MBA과정을 통해 회사라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많이 판다고 잘 굴러가는 게 아니라, 직원과 고객, 지역주민, 주주 모두 만족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고객과 직원과 투자자 등 모두의 행복에 공헌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kh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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