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北 대표단장 김영남 누구?…헌법상 국가수반·평창외교 적임자

최룡해보다 직책상 우위에 있어…제재명단엔 없어
펜스 美부통령과 '격' 고민한 듯…개막식 외교 기대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18-02-05 02:03 송고 | 2018-02-05 09:30 최종수정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노동신문) 2014.4.10/뉴스1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노동신문) 2014.4.10/뉴스1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측을 방문하는 고위급 대표단의 단장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통보했다. 북한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이 남측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실세 중의 실세' 2인자 최룡해 대신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에 해당하는 김영남을 고위급 대표단장에 임명한 것은 북한이 정상 국가임을 과시하면서 세계 각국의 정상급 인사가 남측에 모이는 것을 의식하고 격을 맞추려 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지난 4일 밤 11시42분 긴급 문자메시지 공지를 통해 "북측은 통지문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단원 3명, 지원 인원 18명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이 9일부터 11일까지 우리측 지역을 방문할 계획임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김영남 외 북측 단원 3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의 김영남은 1998년 9월부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오른 인물이다. 1928년생인 그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조선노동당 정치국 위원 등 다양한 직책을 소화하고 있다.
모스크바대학교에서 외교학을 전공하고 1953년 북한으로 돌아간 김영남은 이후 당 중앙위 국제부 과장, 당 중앙위 국제부 부부장, 대외문화연락위원회의 부위원장, 외무성 부상,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 당 중앙위 국제부 제1부부장, 당 중앙위 비서국 비서(국제 담당), 외교부 부장, 정무원 부총리 등 외교 관련 주요 직책을 역임하며 북한 내 외교통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김영남은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이 없어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대상에도 오른 적이 없다.

당초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은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남측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최룡해가 남측으로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많았다.

이 경우엔 북미가 조우하면서 북미 관계가 풀릴 수 있다는 희망이 존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최룡해 대신 김영남을 단장으로 보내기로 한 것은 그가 헌법상 수반임을 내세워 전 세계에 북한이 '정상 국가'임을 과시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최룡해가 우리 정부의 독자 대북제재 대상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영남이 공식적으로는 북한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국제사회와 남측의 제재 대상도 아니라 외교적으로 봤을 때는 김영남의 방남이 전혀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내려오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파견되는 한정(韓正)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고위급 인사와 격을 맞추려 한다는 관측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제재를 비껴가면서도 자국을 대표하는 인물을 내보냈다"며 "이것은 평창 올림픽에 대해서 최대한의 성공을 기원하는 기대와 지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가 단장을 맡지 않은 것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대화 국면에서도 미국이 대북 강경정책을 펼치는 것에 북한이 부담을 느낀 것이란 평가도 있다.

북미 관계가 순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펜스 부통령과 마주할 인물로 실질적 2인자 최룡해 대신 김영남을 보내 외교의 격을 정상적인 보폭으로 맞추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아직 북측 단원 3명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그 속에 최룡해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 교수는 "공식적 서열상으로는 김영남이 최룡해보다 위"라며 "단장 밑에 있는 단원에 최룡해가 포함될 수도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ggod6112@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