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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애플 ‘아이폰X’로 중국에서 반등할까?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7-11-05 09:58 송고 | 2017-11-06 06:17 최종수정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신제품 발표 공개행사에서  아이폰 X를 선보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정한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신제품 발표 공개행사에서  아이폰 X를 선보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정한 기자

사상 최고가의 ‘아이폰X’를 출시한 3일(현지시간) 애플의 주가는 전일보다 3.7% 오른 174.26달러를 기록, 시가총액이 90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사상최초로 시총 1조달러(1115조원)의 기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총 9000억 달러면 웬만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많다. 한국의 GDP가 1조5000억달러로 세계 11위다. GDP가 1조 달러를 넘는 국가는 모두 16개국이다. 17위가 터키로 8412억달러다. 이미 애플의 시총은 터키의 GDP보다 많다. 시가총액과 GDP를 평면 비교할 수는 없지만 애플은 이미 세계 17위의 경제대국과 맞먹는 제국을 건설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쯤 되면 ‘애플 제국’이라고 불릴 만하다.
애플의 주가가 연일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은 아이폰X 모멘텀과 실적 개선 때문이다. 애플은 2일 기대 이상의 실적을 공개했다. 실적이 개선된 것은 재활용 때문이다. 이미 구형인 ‘아이폰SE’를 재출시해 좋은 실적을 올렸다.

출고가가 999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폰X에 비해 아이폰SE의 출시가는 349달러에 불과하다. 구식 모델을 재활용함으로써 세컨드티어(tier) 상품을 개발, 개발도상국에 안성맞춤인 제품을 출시해 성공한 것이다.

이는 애플의 오늘이 있게 한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원칙을 저버린 것이다. 잡스는 업그레이드 된 신형 제품이 출시되면 구형 제품을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켜 버렸다. 최첨단, 톱티어 제품이 아니면 취급하지 않겠다는 잡스의 자존심과 ‘결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현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은 구형 모델을 재활용해 가격을 떨어트리는 이른바 '쿡 독트린'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판매가 평균이 낮아졌음에도 애플은 회계연도 4분기(7~9월)에 시장의 예상을 웃돈 466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장기적으로 쿡의 정책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당장에는 회사의 수익을 높일 수 있지만 최첨단 제품이 아니면 취급을 하지 않는다는 애플의 명성에 금이 갈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애플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쿡의 전략은 회사의 수익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쿡 체제에서 애플이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한다면 또 하나의 신기원이 될 것이다.   

그런데 천하의 애플이 고전하는 곳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 회계연도 3분기에 애플의 대중화권(홍콩, 대만 포함) 매출은 10% 떨어진 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중국에서 애플의 2016년 아이폰 출하 대수가 전년 대비 18.2% 감소한 4380만 대로, 2015년 3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2016년 1위는 화웨이, 2위는 오포, 3위는 비보, 4위는 샤오미다. 중국 업체가 1위부터 4위까지를 싹쓸이 한 것이다.   

애플의 고전은 중국 내의 경쟁업체인 화웨이 등의 선전도 있지만 이들은 아직 애플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결정적인 것은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위챗’이라는 앱 때문이다. 
   
위챗은 중국 최대 정보기술(IT)기업인 텐센트가 개발한 앱으로 처음에는 메신저로 시작했으나 차차 영역을 넓혀 현재는 모바일 결제,  계좌이체 등 거의 모든 것이 다 된다. 사실상의 미니 운용시스템(OS)이다. 사용자가 10억 명에 이를 정도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위챗은 안드로이드(삼성 갤럭시) 기반이나 iOS(애플 아이폰) 기반 모두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은 사용자들이 아이폰의 운영체계에 이미 익숙해져 안드로이드 기반인 갤럭시 등으로 이동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다 되는 앱인 위챗이 안드로이드 기반이나 iOS 기반에 상관없이 모두 작동된다. 때문에 아이폰에 충성을 할 필요가 없다. 실제 지난해에만 중국의 아이폰 사용자의 절반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폰으로 갈아탔다.    

천하의 애플 제국도 중화제국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아이폰의 33%가 중국에서 팔린다. 쿡 CEO는 시진핑 주석이 집권2기를 열자마자 중국으로 날아가 시 주석을 만났다. 그는 “시 주석의 리더십이 세계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며 용비어천가를 불렀다. 그의 용비어천가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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