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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아이폰에 새 생명 불어넣은 팀 쿡의 전략 '대박'

(로이터=뉴스1) 배상은 기자 | 2017-11-03 18:03 송고 | 2017-11-03 18:18 최종수정
©로이터=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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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5년전 출시된 아이폰5의 업데이트 모델인 아이폰SE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데 성공했다. 

애플은 2일(현지시간)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아이폰X'를 둘러싼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했다. 하지만 진정한 성과는 신흥 시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도에서 애플의 매출을 2배로 끌어올린 '아이폰SE'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출고가가 999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폰 10주년 기념모델 아이폰X에 비해 아이폰SE의 출시가는 349달러에 불과하다.

이날 쿡 CEO는 실적 결과를 설명하는 콘퍼런스콜에 "인도에서 판매된 아이폰SE 중 다수는 인도에서 직접 생산된 것"이라며 이는 시장 접근을 위한 인도 정부와의 협상에서 핵심 요소였다고 말했다.

쿡 CEO의 전임인 故스티브 잡스 체제에서 애플은 업그레이드 된 신형 제품 출시를 통해 구형 제품을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켜버리는 특유의 정책을 지속했다. 아이폰SE 역시 마찬가지였다.
1985년 당시 CEO였던 존 스컬리와의 충돌로 회사에서 쫒겨난 뒤 1997년 다시 애플로 복귀한 공동설립자 잡스는 CEO 취임 뒤 제품 생산 라인을 대대적으로 축소하고 일부 주력 제품에 집중했다. 잡스가 없던 10년간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린 시장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제품 라인을 무분별하게 확장한 상태였다.

그러나 잡스는 애플이 재정적 기반을 회복한 2000년대 초 이후에도 망설임 없이 신형 제품을 위해 구형 제품을 퇴출하는 정책을 유지했다. 일례로 아이팟의 소형 버전으로 한때 애플의 주력 제품이었던 '아이팟 미니'는 출시 1년 반 만에 '아이팟 나노'로 대체돼 시장에서 퇴출됐다.

제품 생산 라인을 최소화하는 이러한 접근 방식은 애플에게 수익성은 보장했지만 가격이 높아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에 저가형 제품 출시를 요구했으나 이는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2013년 출시된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패드 판매를 일시적으로 늘렸지만, 플라스틱 케이스를 사용한 저가형 아이폰5C는 시장에서 '실패작(flop)'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구형 모델을 남기고 가격을 떨어드리는 이른바 '쿡 독트린'은 이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판매가 평균이 낮아졌음에도 애플은 회계연도 4분기(7~9월) 동안 시장의 예상을 웃돈 466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이는 애플의 순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어떻든 더 많은 아이폰을 판매하는 것은 분명 애플 뮤직이나 앱스토어를 비롯한 연관 산업을 강화하는데 일조한다.

실제 애플의 4분기 서비스 매출은 85억달러를 기록, 애널리스트 예상치 75억달러를 상회했다.

아이폰 이용자가 늘어나면 애플 왓치나 무선이어폰인 에어팟, 비츠(Beats) 헤드폰 등 애플의 신제품 판매도 촉진할 수 있다. 애플 측은 이같은 제품들의 판매가 현재 '포춘 400대 기업'과 맞먹는 규모이며, 내년에는 67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iOS 운영체제의 진입 가격을 낮춰 고객들이 애플 생태계에서 더 많은 돈을 쓰게 만드는 쿡 CEO의 전략은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보인다.

<©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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