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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파티 끝낼 생각 없다…완화정책은 중독성"

"과잉긴축으로 경착륙 우려…끊기 어렵다"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2017-07-01 08:09 송고 | 2017-07-01 08:18 최종수정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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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시스템 안정과 성장 회복을 위해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 바로 '양적완화(QE)'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거의 7년 동안 제로 금리를 유지하며 그 기간 동안 채권 매입을 통해 대차대조표를 5배 가까이 늘렸다. 영란은행,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도 제로금리 정책을 사용했다. 

그런데 최근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장기채권 금리가 뛰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중앙은행들은 파티를 끝낼 생각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미 금리인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12월 미국 연준은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인상하면서 긴축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네 차례의 금리 인상 끝에 현재 연방기금금리는 1~1.25% 수준이다. 

이달 영란은행에서도 긴축 움직임이 나타났다.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위원들은 정책금리를 동결했으나 3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금리인상'을 주장했다. 3명이나 되는 위원들이 당장 금리인상을 지지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정책위원 수는 지금보다 1명 많은 9명이었다.

ECB의 경우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제로(0%)로 동결했으나, "리스크가 광범위하게 균형잡혀 있다"며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ECB의 이러한 리스크 전망 상향이 오는 9월 자산매입프로그램 종료 발표에 대한 서곡이라 믿고 있다.
일본은행도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자산매입규모를 연간 80조엔으로 유지하기로했다. 그러나 일본은행 대차대조표는 국내총생산(GDP)의 109%까지 늘었다. 미국의 경우 25%에 불과하다. 이에 더해 일본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일본은행도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나타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낙관적인 경제 평가에 이어 이달 연준의 금리 인상은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을 지난 3월 이후 최고치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30% 정도로 올해 초 2.44%를 밑돌았다.

지난 27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없다"며 다소 매파적인 메시지를 전했음에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무덤덤했다. 채권 시장은 연준이 경제 성장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낮추기 위해 긴축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만약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 없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은 더욱 상승하는 반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더욱 하락할 위험이 있다. 수익률 스프레드가 좁아지는 셈이다. 역사적으로 수익률 스프레드 축소는 경제 둔화에 선행하곤 했다.

연준의 행보가 너무 공격적일 경우, 스프레드는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말 스프레드가 마이너스가 된지 얼마 안 되어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에 빠졌다. 연준이 너무 공격적으로 긴축한 탓에 경착륙이 일어난 것이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 역시 브렉시트의 악영향을 우려하며 이를 상쇄하기 위해 통화 완화정책 유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6월 통화정책회의 이후 성명에서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CB가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도 실현가능성이 낮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6월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지표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면서도  향후 2년간의 인플레이션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이어 그는 현재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연설에서 드라기 총재는 "경제가 계속 회복세를 나타내는 데도 기존 정책 스탠스를 그대로 두면 정책 기조는 더 부양적으로 바뀐다"며 "중앙은행은 정책 수단을 조정해 경제 회복세를 따라갈 수 있다"고 말하고 "이는 정책 기조를 긴축하려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려는 것"이라 강조했다.

일본은행도 긴축을 꺼리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6월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까지 멀었다"며 "출구전략 시뮬레이션을 가동하는 것은 혼란을 야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 인플레이션 목표가 달성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전까지는 출구전략 논의를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 반복해서 밝혀왔다.

블룸버그는 "중앙은행의 메시지는 명확하다"며 "중앙은행들은 (완화적 통화정책) 파티를 가까운 시일 내에 끝내지는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완화적 통화 정책에 중독되면 그만 두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min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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