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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퍼펙트 스톰…"정책공조? 피할 수 없었던 일"

뉴욕증시 변동성지수(VIX) 29일 장중 51% 폭등
"'경기둔화 일시적' 연준 의견 동의한 것" 해석도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6-30 11:44 송고 | 2017-06-30 11:45 최종수정
뉴욕증권거래소© AFP=뉴스1
뉴욕증권거래소© AFP=뉴스1

글로벌 금융시장이 29일(현지시간) 근래에 보기 드문 변동성에 빠져 들었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오르는 동시에 달러가 떨어지고 증시 기술섹터가 휘청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달 8일 고점 이후 9.9%까지 밀리면서 조정 장세를 향했다. 이번 주에만 4.3% 떨어져 올해 최악의 한 주를 기록할 추세이다. 이 지수가 마지막으로 고점 대비 10% 넘게 밀린 것은 2016년 초였다. 올해 가장 뜨거운 리스크온(위험자산)이었던 '팡'(FANG, 미국 4대 IT종목)에서 매도세가 재연됐다. 나스닥100지수는 이날 1.7% 떨어져 7개월 만에 두 번째로 5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했다.
짐 보겔 FTN파이낸셜 캐피털 마켓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미국의 높은 금리와 더불어 은행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직후 재파른 섹터 전환이 일어나면서 미국 기술업종에 혈흔이 낭자했다"고 전했다. 기술 섹터는 위험 자산 가운데 분기 수익을 내는 마지막 보루였지만, 막대한 매도세에 휘말렸다고 그는 덧붙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14% 상승 마감했는데 장중 최대 51%까지 뛰기도 했다. 달러는 영국 파운드 대비 7거래일 연속 떨어졌고 유로 대비 13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1개월만에 최고로 올랐다.

시장이 변동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VIX는 올해 지금까지 거의 내내 1991년 이후 평균치의 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요 며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거의 동시 다발적으로 긴축 신호를 보냈다. 변동성 재개를 준비했던 시장 조차 다소 놀랐다는 반응이다.
내셔널 얼라이언스 캐피털마켓의 앤드류 브레너 국제 채권부 대표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이틀 전에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 상자를 닫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옐런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모두 높은 주가를 언급했다. 갑작스런 '퍼펙트 스톰'이지만 공조했다기 보다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27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포럼에서 “경제 회복세에 맞추어 정책 수단들의 입력수치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옐런 의장은 긴축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자산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언급했다.

연준 위원들이 입에 올리면서 증시 밸류에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월터 토드 그린우드 캐피털 수석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에 "투자자들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인 성장 종목들에서 돈을 빼나가고 있다"며 "어닝 시즌 이전까지 전반적 자산군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다수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도세에 대해 시장이 '경기 둔화는 일시적'이란 연준의 판단을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애플, 아마존과 같은 대형 기술주가 후퇴하고 저평가됐던 금융과 에너지 섹터로 돈이 유입됐다는 것이다. 금융, 에너지는 일반적으로 경제 전망이 밝아지면 오른다. 로버트바르드의 브루스 비틀스 수석투자전략가는 "연준은 지난 몇 년 동안 친절했다가 이제 기본적으로 중립적으로 변했다. 그렇다고 공격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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