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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중앙은행 "긴축 앞으로"…잠자던 금융시장에 '파문'

ECB에 이어 英·加 '긴축' 언급…환율·금리 요동
"시장에 경각심" "긴축발작 우려" "매수 기회"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6-29 08:07 송고 | 2017-06-29 16:01 최종수정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AFP=뉴스1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AFP=뉴스1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이라는 공동의 메시지를 던졌다. 고요했던 금융시장에 파문이 일었다. 중앙은행들의 숨은 뜻을 분석하면서 주요국 국채와 통화가 출렁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 축소 이슈가 28일 이틀째 시장을 지배했다. 영란은행까지 돌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며 이슈에 가세했다. 캐나다중앙은행 역시 긴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부양의 축소, 통화정책의 정상화 또는 긴축이 주요 7개국(G7)의 공동 어젠다로 부상했다. 최근 일본은행은 국채매입 규모를 유연하게 줄일 뜻을 시장에 전달한 바 있다. 
◇ ECB에 이어 英·加 금리인상 언급 가세…환율 요동

스위스자산운용사 갬의 팀 헤이우드 채권투자 디렉터는 ECB의 부양중단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공급-수요의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테이퍼링 신호에 국채 수익률과 유로화 오름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이날에는 속도조절 발언도 가미됐다. 비트로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가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발언을 내놓자 유로는 일순간 수직하락했다. 1.14달러에 근접했다가 1.13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다가 드라기 총재가 다시 유로존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재강조했다. 유로는 유럽장 마감시간대에 0.3% 오른 1.1375달러를 나타냈다. 우리시간으로 29일 오전 8시 현재에도 유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느닷없이 영란은행까지 테이퍼링에 가세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28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회의에서 "수 개월 안에 금리인상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로(0)에 가까운 금리가 여전히 적절하다는 신호를 보낸지 1주일 만에 정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카니 총재의 돌발 발언에 파운드는 1% 급등해 1.2937달러까지 뛰었고 영국 국채 수익률 역시 급등했다.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 중앙은행(BOC) 총재도 기존의 긴축 편향을 재확인했다. 폴로즈 총재는 당장 다음달 금리를 올릴지도 모른다고 발언했고 캐나다 달러는 미 달러 대비 1.2% 뛰었다.

◇ 분트 22개월래 최대 매도세…"저가매수 기회일 수도"

중앙은행들이 입을 모아 긴축에 방점을 찍음에 따라 통화부양이 영원할 것처럼 행동했던 시장이 꿈틀거렸다. 특히 국채시장의 유턴으로 새로운 현실을 실감했다. 10년 독일국채(분트) 수익률은 27일 0.25% 밑에서 움직였다가 28일 오후 0.37%로 뛰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27일 분트에 가해진 매도세는 22개월 만에 최대였다. 유럽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미국 국채의 상대적 매력도가 다소 줄었다.

요 며칠 동안 일어난 변동성은 중앙은행들이 아직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존 존손 뉴버거버만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앙은행들이 더 많은 변동성을 촉발할 잠재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의도가 시장에 어떤 식의 반응을 불러일으킬지는 더 보고 볼일이다. 존손 매니저는 "중앙은행들이 엇갈린 소통으로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주 중앙은행들의 잇단 긴축 메시지가 2013년 긴축발작을 상기한다고 평가했다. 당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가능성에 시장이 미리 잔뜩 겁을 먹고 막대한 매도세가 유발됐다고 WSJ는 복기했다. 다만, 중앙은행들의 긴축 신호는 부양에 길들어진 시장이 정상적 현실로 돌아오도록 주의를 상기할 모닝콜이 될 수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의 채권 매력도를 볼 때 국채 수익률이 얼마나 오를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나티시스자산관리의 올리비에르 드 라루지에르 금리부 대표는 수익에 굶주린 기관투자자들이 유로존 국채 매도세를 저가매수 기회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루지에르 대표에 따르면, 일본과 프랑스 보험 업체들이 28일 프랑스의 장기 국채를 쓸어 담았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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