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롬바르드 "악마는 디테일에…ECB, 매의 발톱 감췄다"

"더딘 물가 회복 받아들여 올 가을 테이퍼 발표"

(서울=뉴스1) 박병우 기자 | 2017-06-12 06:43 송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 AFP=뉴스1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 AFP=뉴스1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비둘기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면에 감춰진 매의 발톱(완화정책 축소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글로벌 분석기관 롬바르드는 지적했다. 롬바르드는 또한 매입대산 자산의 품귀현상도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축소)을 자극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12일 진단했다.

다음은 롬바르드의 분석 내용이다.   
ECB는 디플레이션 위험이 확실하게 사라졌다는 판단 하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표현을 삭제했다. 그동안 ECB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단어였으며 유통기한이 지나 내린 결정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온건 기조의 폐기 결정은 상당한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서 온건한 어조를 견지했다. 근원 물가의 확실한 상승 추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테이퍼링과 통화정책 정상화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건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풍긴 의도는 조기 통화긴축의 우려감을 제압하려는 것이다. 금융완화 상태를 지속시키려는 목적이다.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면서도 한쪽으로는 인하 기조를 포기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특히 조화 물가(HICP) 상승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은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식료품 가격 하락을 반영한 것이다. 즉, 올해 근원 물가 전망치 1.1%는 그대로 유지하고 내년과 2019년 전망치도 0.1%p의 미조정에 그쳤다.

더구나 내년과 2019년의 단위노동비용(ULC) 증가율 전망을 각각 1.3%와 1.5%로 내리면서도 종업원 보상(임금) 지표는 손대지 않았다. 악마를 디테일에 숨겨 놓은 것이다. 단위노동비용의 하향 조정은 생산성 증가에 기인한다. ECB의 경기회복 낙관론을 입증하고 있다. 전체 물가의 하향 조정이 아닌 향후 경제의 기준 시나리오 관련 신뢰감 구축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제 위험에 대한 드라기 총재의 “폭넓은 균형” 발언은 “드디어 균형에 도달했다”는 진단으로 해석된다. 올해부터 3년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1%p 밖에 올리지 않았으나 이미 성장률 추세를 상향 돌파했음을 감안해야 한다. ECB의 경제 전망을 분기대비 추세로 풀어보면 단기적으로 약간의 둔화를 예고하고 있으나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한 기자회견의 모두발언(성명서)에서 물가 목표 도달과 관련 ‘너무 지연되지 않도록(without undue delay)’이란 표현을 삭제한 것도 음미해볼 대목이다. 이는 근원 물가의 더딘 상승을 좀 더 용인할 수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현재 규정에 따른 자산매입을 밀고 나가는 게 점점 힘들어질 수 있음을, 테이퍼링 가능성을 알려준 것이다.

막대한 경상흑자로 국채발행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독일로 인해 매입자산이 희소해 지고 있는 점도 양적완화 지속에 걸림돌이다. 가을에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한다.

© News1
© News1



parkbw@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