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朴 구속에 TK 주민들 "안타까워" "벌 받아야" 교차

(대구ㆍ경북=뉴스1) 최창호 기자, 정지훈 기자 | 2017-03-31 11:21 송고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서울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 구속은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22년 만의 일이다. 2017.3.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서울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 구속은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22년 만의 일이다. 2017.3.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을 전해들은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은 "안타깝다"면서도 "대통령도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등 대체로 검찰과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보였다.

경산시에 사는 이영순씨(40·여)는 "뿌린대로 거둔 것 아니겠나.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에 대해 기대가 컸는데 그만큼 실망도 크다"고 했다.
이씨는 "여성지도자로서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좋았을텐데, 탄핵에 이어 구속까지 된 것을 보니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가 이렇게 된 이상 죗값을 치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대구 달성군에서도 이전과 달리 냉정한 모습이었다.

차모씨(67·대구 달성군)는 "모든 혐의를 부정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막상 구속 결정이 나서 수감되는 것을 보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법과 원칙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에는 동의하지만 구속은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변성환씨(54·대구 북구)는 "죄는 있지만 국격을 생각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이 정서상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변씨는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 도주나 증거인멸을 하겠느냐.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모습을 국민들이 또 지켜봐야 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태극기집회 참가자와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포항시에 사는 서모씨(68)는 "탄핵으로 끝내야지 구속까지 시킨 것은 묵과할 수 없다. 대통령 구속은 반역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촛불집회 참가자만 국민이고, 태극기집회 참가자는 남의 나라 국민이냐"며 "우리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 태극기를 든 사람들은 지금 피를 토할 것 같은 심정"이라고 흥분했다.

반대로 "그동안 꾸준히 촛불집회에 참가했다"는 황모씨(53)는 "국민의 승리다. 헌법 앞에는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대상이 대통령이라도 잘못을 했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 탄핵 이후에도 자중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경주시에 사는 직장인 용모씨(51)도 "탄핵됐을 때 아파트 베란다에 태극기를 걸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이 살아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죗값을 치른 후 사회에 나와 시민의 한사람으로 돌아와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채장수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전직 대통령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법률 위반 내용에 심각한 면이 있었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결정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채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으로 인한 국격 실추 우려에 대해 "죄를 범한 대통령을 법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 정치적 고려를 통해 불구속수사를 하는데서 국격이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법과 부합된 가치를 동등하게 적용하는 것에서 국격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대선 국면과 관련해 채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따른 TK지역의 동요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eajc@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