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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 이후 예산편성 지침에 '양극화 완화' 첫 등장

조기 대선 국면 '사회적 이슈' 반영한 듯

(세종=뉴스1) 최경환 기자, 윤다정 기자 | 2017-03-28 10:00 송고 | 2017-03-29 22:54 최종수정
노인일자리 채용 행사에 참석한 한 구직자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노인일자리 채용 행사에 참석한 한 구직자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예산당국이 2018년 예산편성 지침을 세우면서 처음으로 '양극화 완화'를 핵심 과제에 올렸다. 내년 세수 감소로 재정 여건이 좋지 않고 복지지출이 해마다 늘고 있는데도 양극화 완화에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를 둔 것은 이례적이다.

양극화가 조기 대선의 주요 이슈로 등장한 가운데 여느 해와 달리 대선과 신정부 출범 시기에 예산편성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돼 주목된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2018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의결했다.

내년 예산의 4대 핵심분야는 양극화 완화를 비롯해 일자리 창출, 저출산 극복, 4차산업혁명 대응 등 4개 분야다. 이 가운데 양극화 완화와 4차산업혁명이 현 정부에서 새로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은 창조경제나 산업구조개혁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과거와 다른 내용은 아니다.

사실상 정부가 올해 처음 제기한 것은 양극화 완화 과제다.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예산편성 지침에 넣은 이후 11년만이다. 구체적으로는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소득과 일자리를 확대하는 예산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일자리 예산과 복지예산은 이미 주요 예산으로 편성돼 있기 때문에 양극화 완화 예산은 소외층만을 타깃으로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저소득 가구에 대해서는 기초생활 보장을 강화하고 기초연금 수급자도 확대해 재정의 소득분배 기여도를 높이기로 했다. 미처 노후대비를 하지 못한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노인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인 일자리 예산도 늘릴 계획이다.

고령화된 농어가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농외소득 창출을 위한 사업도 대폭 지원한다. 생산과 제조·가공 농촌 관광까지 연계한 농어업의 6차 산업화에 예산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기금운용에 있어서도 구조조정에 따른 일자리 충격 최소화와 새 일자리 찾기에 기금을 적극 투입하기로 했다. 조선업 등 취약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빈곤층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고용유지지원금 확충과 구직급여 상한액 인상 등도 추진한다. 

은퇴나 실직의 대안으로 자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나 영업난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지원하는 것도 과제다. 생계형 업종 창업 비중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상권 정보를 제공하고, 경영진단 컨설팅 등을 통해 경영위기 극복을 지원한다.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지금까지 정부 예산편성 지침에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양극화 해소 문제를 핵심과제로 넣은 것은 현재 이 문제가 우리사회에 매우 심각하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라며 "다만 4차산업혁명과 양극화는 현재 명확한 범위가 설정되지 않아 4, 5월 기간 중 예산실과 부처가 논의해서 어느 정도까지 범주를 정할지 사전작업해서 5월 말 예산요구가 들어오면 그에 따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부처 예산 요구의 마감이 5월말이기 때문에 5월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의 국정이념을 담아내기에는 시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내년 예산 편성작업은 정부 출범 이후 다시 손을 봐야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예산 편성지침에 양극화 문제가 주요 과제로 등장한 것은 새 정부의 국정 목표에도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선 국면에서 양극화 극복과 복지확대, 경제민주화 등은 진보, 보수 진영을 불문하고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이번 예산지침에 따라 부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겠지만 새 정부가 5월 10일 출범하고 예산요구가 5월 말 마감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여러 변동된 여건을 감안해서 추가 예산을 요구를 할 수 있으며 새 정부의 정책방향 등도 6~8월 3개월간 부처간 협의를 통해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k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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