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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대선 후보들 인생궤적 잘 보고 뽑아야"

신간 '희망의 길을 걷다' 기자간담회서 밝혀
"참된 평화는 무기로 달성할 수 없다" 강조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7-03-24 14:22 송고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72)가 24일 오전 서울 명동 소재 바오로딸 명동서원에서 자신의 신간 '희망의 길을 걷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72)가 24일 오전 서울 명동 소재 바오로딸 명동서원에서 자신의 신간 '희망의 길을 걷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인생의 궤적을 잘 들여다보고 정치공학적인 술수와 작전에 앞장설 분인지 아니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특히 힘없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보듬어 안을 수 있는 분인지 잘 살피고 선택해야 합니다."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72)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바오로딸 명동서원에서 열린 자신의 신간 '희망의 길을 걷다'(바오로딸)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는냐'는 질문에 "민감한 문제라 발언하기 무섭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선거가 가까워오면 많은 정치인들이 승리를 위해 실행불가능한 공약도 내세우고 정치적인 거래와 타협을 통해 이길 수 있는 작전을 구사한다"면서 "4.19의거나 6월 항쟁 후 민주주의의 봄이 오는 듯하다가 권력을 다시 군부에 넘겨준 것 같은 일이 다시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말도 이어졌다. 

전날 인양되는 세월호를 보고서는 "바다밑에서 오랫동안 녹슬고 상처투성이가 된 선체를 보면서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이 마음이 바로 저런 모습 아닐까 생각했다"며 "제대로 인양이 되어서 뭐가 문제였는지 진상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도 했다.  

강 주교는 1974년 사제가 된 뒤 1977년부터 21년간 서울대교구에서 고 김수환 추기경을 보좌했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제주교구장을 맡고 있으며 2008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은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의장도 지냈다. 종교 지도자로서 그는 불의와 부정에 맞서 싸우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데 매진해왔고, 그런 그의 생각은 고스란히 책 '희망의 길을 걷다'에 담겼다.
책에는 지난 3~4년간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한 강론이나 강의, 심포지엄의 주제발표 글과 함께 특히 올해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이 결정된 지 10년째를 맞아 그간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는 장문의 새 글이 추가됐다.  

2007년 4월 해군기지 건설이 결정되고 주민 동의 없이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건설이 진행되면서 주민들과 활동가, 가톨릭계는 이에 맞서 온몸을 던져가며 싸웠다. 하지만 기지건설을 강행되었고 제주 강정의 자연파괴는 물론 공동체 파괴로 이어졌다. 강주교는 "많은 분들이 강정문제는 기지가 세워졌으므로 다 끝났다 생각하고 있는데 그게 아니다"면서 "현지에 있는 이들에게는 오늘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강정문제를 제기한 것은 단순히 해군기지 문제뿐 아니라 국민 전체, 지도층 전체를 향해 '평화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제기한 것이었다"면서 "참된 평화는 무력으로, 무기로 달성할 수 없다. 가난한 이들과 병든 이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예산인데 사람을 죽이기 위한 무기구입에 투입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남북간의 갈등을 벌써 60년 이상 끌어오고 이것으로 인해 국민들이 군대와 정부가 하는 일을 뭐든지 용인하는 세월을 보냈다"면서 "무기를 통해서가 아닌 좀더 다른 차원에서 안보와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도 했다. 

강 주교는 아울러 신자들에게 사회는 물론 세계 전반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라'가 가톨릭의 최고의 계명인데 '사랑'은 주변 사람들과의 사적인 관계만이 아니라 사회, 세계 전반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태문제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생각해 교서를 내어 우리의 관심이 인간의 삶과 직결되는 피조계 전체에 펼쳐져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경유착에서 보듯 전문가들은 소수 권력자들이 사회 전체를 불의하게 몰고가는 것에 브레이크를 걸지 못했다"면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더 똑똑하고 더 눈을 부릅뜨고 사회 구석구석을 보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아이들에게도 세상 구석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가르치는 스승과 부모가 되어야겠다"고도 했다.  

© News1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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