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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미국산 옥수수' 거부로 장벽에 맞선다

대체수입국 물색…"브라질·아르헨과 협상 진척"
'옥수수 생산지=트럼프 지지층'…지지율 타격예상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7-03-21 15:25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멕시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벽 건설'에 대응할 무기를 찾았다. 바로 미국산 옥수수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호세 칼사다 멕시코 농무장관은 최근 미국산 옥수수를 대체 수입할 국가로 이웃나라 브라질·아르헨티나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수수를 '인질' 삼아 미국 정부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는 가축들에게 사료로 먹일 옥수수를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양 들여오는 주요 수입국이다. 수입액은 지난해만 23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 건설을 공언하고 추후 관세 인상 등의 무역전쟁을 선포한 만큼 협상 대비를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

브라질산 옥수수는 1t당 210달러, 아르헨티나산은 217달러로, 동일한 양에 198달러인 미국산에 비해 값이 크게 비싸다. 멕시코에게는 타국과 협상 체결시 오히려 손해다.
하지만 옥수수 수입국을 다변화하는 것은 앞으로 있을 미국과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대비에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옥수수가 미국 측 협상카드로 활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칼사다 장관은 "미국이 (나프타 재협상 도중) 무엇을 제안할지 알 수 없다"면서 "멕시코는 우선 협상 테이블에 앉는 시점부터 온 힘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옥수수를 대체 수입하는 법안을 처음 제안한 아르만도 리오스 멕시코 상원의원은 AFP에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리오스 의원은 "미국의 옥수수 생산자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나프타로부터 혜택을 보고 있는 건 멕시코 뿐이다'고 말했을 때 속아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만큼, 그들은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미국 아이오와 주의 옥수수 생산공장. © AFP=뉴스1
미국 아이오와 주의 옥수수 생산공장. © AFP=뉴스1

실제 미국 농민들은 이러한 멕시코의 '맞불' 조치에 우려하고 있다. 토마스 슬레이트 미 곡물위원회 회장은 "미국 옥수수 생산자들에게 멕시코는 세계 1위의 수입 고객이다"면서 "세대에 걸쳐 축적된 오랜 고객과의 훌륭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농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멕시코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옥수수 생산자들이 밀집한 지역은 아이오와, 노스다코타, 캔자스, 미주리, 네브라스카 주 등 지난 대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진 핵심 지지층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노동자들과 일자리를 지키겠다며 공표한 나프타 재협상은 올해 안에 시작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함께한다.

옥수수는 멕시코가 미국으로부터 최고 많이 수입하는 물품 가운데 4위다. 멕시코가 옥수수보다 더 많이 들여오는 품목은 가솔린, 디젤, 천연가스 등 연료 뿐이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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