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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까지 가세…금호타이어 매각 '급브레이크'

대선주자들, 고용불안 우려에 일제히 반대
채권단, 박삼구 회장 컨소시엄 허용 관심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7-03-19 15:28 송고 | 2017-03-20 14:22 최종수정
안희정(왼쪽부터), 문재인, 이재명, 최성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KBS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DB)/News1
안희정(왼쪽부터), 문재인, 이재명, 최성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KBS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DB)/News1

대선주자들이 중국계 기업인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일제히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박 회장은 최근 더블스타와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금호타이어 인수에 컨소시엄 방식을 허용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20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 회장에게 커소시엄을 허용해줄지 여부를 논의한다. 그동안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양도를 반대해왔던 산업은행은 차기 정권 정책에 발을 맞춰야하는 국책은행이라는 점에서 입장에 변화가 생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 文·安·李 "금호타이어 매각, 제2의 쌍용차 안돼" 한목소리

1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금호타이어 매각은 국내 공장의 고용유지가 전제돼야 한다"며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2004년 쌍용차 인수 후 투자 없이 대규모 해고사태만 빚고 2009년 한국에서 철수한 상하이차의 먹튀 사례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는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사실상 반대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논평을 통해 "더블스타의 먹튀 가능성이 크다"며 "재입찰을 우선 고려하고 고용보장 등 정성적 평가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 펀드를 설립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후 매수자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제2의 쌍용차 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정부는 협력업체와 노조가 참여하는 민관합작펀드를 구성하고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선주자들이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배경에는 고용불안과 기술유출 2가지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와 곡성, 평택 등 3곳에서 국내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생산직 근로자는 3800여명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 제조한 타이어는 프리미엄이 붙지만 인건비나 수출선을 감안했을 때 더블스타에게 꼭 필요한 핵심자산은 아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가 2014년 워크아웃 졸업 당시 채권단으로부터 상환을 2년간 유예 받았던 부채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한다.

공장설비 고도화 등 추가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채압박이 심화되면 금호타이어의 국내공장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국내공장 3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고용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 더블스타의 고용승계 보장 기간이 2년에 불과하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힌다.

국내 타이어업체 중 유일하게 항공용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금호타이어 기술력이 중국으로 유출된다는 점도 감안해야한다. 금호타이어는 전투기와 군용타이어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의 타이어업체로 이 회사 매각은 국내 안보기술 유출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 힘 받은 박삼구 회장…채권단 20일 컨소시엄 허용여부 논의

대선주자들이 금호타이어의 중국 자본 매각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동안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권 3자 양도를 강하게 반대해왔던 산업은행도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게 통째로 매각하는 게 온당한가에 대한 여론도 산업은행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주협의회를 통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3자 양도 및 컨소시엄 허용여부를 논의하는 산업은행 입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주주협의회 안건 부의조차 거부했던 산업은행은 여론에 밀려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대선주자들이 금호타이어의 중국 기업 매각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박 회장 요구를 검토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책은행에 해당되는 산업은행 입장에서 유력 차기정권 정책에 반하는 매각작업을 강행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선매수권 3자 양도 및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달라는 박 회장 요구를 들어주려면 채권은행 75%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한다.

채권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은 박 회장 요구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30%가량의 지분을 가진 산업은행만 반대하지 않으면 주주협의회에서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권 3자 양도 허용이 결정된다.

다만 이 경우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3자 양도 금지를 전제로 입찰에 참여한 더블스타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산업은행이 소송에 대한 부담을 감내하고 박 회장 요구에 손을 들어줘야만 우선매수권 3자 양도가 가능한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매수권 양도를 허용하면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가 자금지원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여지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한다"며 "금호타이어 인수에 따른 부담이 계열사로 전가될 수도 있는 만큼 산업은행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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