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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항공사 줄줄이 요금인상…황금연휴 노린 꼼수 논란

주말·성수기 최대 11%↑…관광객 감소에 요금인상까지 제주도민 '부글부글'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7-03-19 10:16 송고
제주항공과 진에어  항공기(뉴스1DB)© News1
제주항공과 진에어  항공기(뉴스1DB)© News1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줄줄이 요금 인상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진에어를 시작으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이 기본요금을 최대 11%씩 올린다.

LCC들은 최근 수 년간 요금이 동결돼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기본요금 인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업계는 기본 서비스 축소 및 유료 서비스 확대로 수익을 확보해온 LCC들이 기본요금 동결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주말·공휴일과 제주노선 요금인상이 두드러졌는데 급한 일이 생겨 꼭 비행기를 이용해야 하거나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요금을 부과하려는 일종의 꼼수라는 분석이다.

◇ 요금 최대 11% 인상…"中 사드보복 와중에" 제주도 반발
요금인상의 총대는 진에어가 맸다. 진에어는 지난달 26일 김포·부산·청주 발 제주 노선의 주말·성수기 요금을 5%가량 인상했다.

다른 LCC도 기다렸다는 듯이 동참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4일부터 국내선 전 노선에 대한 주말과 성수기 운임을 최대 11%, 이스타항공도 4~8% 인상하기로 각각 결정했다.

에어부산은 오는 27일부터 1.3~6.7% 인상할 계획이다. 국내 LCC 1위 제주항공도 이달 30일부터 국내선 운임을 최고 11.1% 인상한다. 신생 LCC인 에어서울은 요금인상에 동참하지 않았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중국 관광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LCC들이 기본요금까지 인상하자 지자체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KTX·SRT 등 철도나 고속버스 등 대체수단이 없는 제주도 반발이 거세다. 국내선에서 흑자를 내는 노선은 제주와 김해(부산) 정도다.

대부분 항공사들이 국내 노선 동선을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짠다.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이어 항공운임 인상이 내국인 관광수요도 축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은 "사드 배치로 중국 관광객 감소로 관광시장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 격"이라며 제주항공 등 LCC 요금인상에 강력히 반발했다.

◇몸집 불려가면서도 "어쩔수 없이 인상"…올해 '황금연휴' 노림수?

LCC들의 기본요금 인상이 황금연휴가 낀 성수기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도 뒷말을 낳고 있다.

5월초에는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이 하루 건너 이어지고 주말까지 연결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라 실시되는 19대 대선도 5월9일로 확정됐다. 또 6월초 현충일과 8월 광복절은 화요일이다. 월요일 등 하루 이틀 연차를 내면 긴 휴가를 갈 수 있다.

정점은 10월초다. 개천절(3일·화요일)과 추석(5일)연휴가 주말로 이어지고 그 다음 월요일은 한글날(9일)이다. 주말을 끼고 1주일의 연휴인데 2일(월요일) 하루 연차를 내거나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10일 간 연휴가 이어진다. 1주일 간격을 두고 있는 크리스마스와 내년 신정도 공교롭게도 월요일이다.

항공사들은 이런 징검다리 휴일에 성수기 요금을 적용한다. 요금을 비싸게 받아도 수요가 넘치다 보니 상반기 연휴 기간 좌석은 이미 거의 매진됐다. 10월초 황금연휴 항공권 구매 전쟁이 조기에 불붙었다.

특가 이벤트 적용 항공권에 성수기 티켓이 빠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항공사들의 전략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비수기·평일 노선은 할인으로 탑승률을 끌어 올리는 한편 이를 미끼로 승객을 유인하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갑자기 항공기를 이용해야하는 승객은 다른 고객과 비교해 바가지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며 "기내식 축소와 좌석 추가요금 등으로 몸집을 불려온 LCC들이 기본요금 동결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는 것은 궁색한 변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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