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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박근혜식 보수 소멸해야"…역대급 쎈 발언 의미는?

헌재 결정 불복 시사 및 '탄박' 움직임에 배신감
보수후보단일화에도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 | 2017-03-16 22:00 송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16일 서울  연세대학교 교육과학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3.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바른정당 대선후보인 유승민 의원이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를 따르는 친박세력을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강도높게 규정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유 의원은 이날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식 보수는 소멸해야 한다. 감히 보수라는 말을 붙이기도 싫을 정도"라고 했다.
한국당 내 강성 친박(親박근혜)에 대해선 "아직도 탄핵에 반대하고 삼성동 가서 줄 서 있으면서 보수를 대변한다는 세력 때문에 얼굴도 못 들고 다닌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의 발언은 그간 그가 박 전 대통령과 강성 친박계를 향한 발언 중 가장 강도가 쎈 발언이다.

이는 파면 후 이틀 뒤인 지난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오면서 불복을 시사한 듯한 발언을 하고, 차에서 내리면서 지지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박 전 대통령과 자택 앞에 도열해 박 전 대통령을 맞이한 탄박(탄핵 후 친박)에게 평가와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개혁적 보수'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면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길잃은 합리적 보수 진영의 표심을 흡수해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로 우뚝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 전 대통령과 그를 따르는 친박계와의 완전한 단절을 선언하면서 '샤이보수층'이 '은둔형 보수층'으로 돌아서는 것을 막고 자신이 보수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그는 간담회에서 보수 진영이 정권을 잡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저는 오래전부터 보수가 이대로면 망할거라고 확신하고 개혁보수의 길로 가자고 주장을 해왔다"며 "일관되게 개혁보수를 천명해 왔다. 정말 미래를 본다면 어떤 주장을 하는 후보에게 나라를 맡길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또 자유한국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해서도 보수후보단일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자유한국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 "탄핵에 반대하고 아직도 정치세력화 하려는 친박들이 정리되지 않고 만약 그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서 되는 후보라면 단일화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헌재 결정에도 승복 안하는 세력들과는 같이 할 수 없으니 한국당 자체가 거기에 불복하는 세력을 어떻게 정리하는지까지 보고, 또 홍 지사의 경우 어느 누구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지 보고 나서 단일화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 의원이 대선 승리를 위해 '보수후보단일화'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했지만, 이른바 강성 친박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보수후보단일화'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들이 포함된 단일화는 오히려 보수 정치에 대한 국민의 냉소와 환멸을 더욱 심화시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레이스를 절대 뒤집을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의 이날 발언과 관련, 유 의원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어차피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낮은 지지율 극복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것이 최대 과제인 유 의원이 박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단절 선언으로 정면돌파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유 의원 측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무엇이 옳은 길인지를 고민하고 그쪽을 바라보고 걸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어려움이 많지만 모든 열정을 다 쏟아서 대선 레이스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ykj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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