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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납세내역 공개가 문제인 '세가지 이유'

'베일 속' 트럼프 납세활동…이번이 첫 공개
트럼프, '절세'냐 '시민성 부족'이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7-03-15 13:49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지난해 대선 당시 납세내역 공개를 수차례 거부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MSNBC방송의 문건 입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2005년도 연방세 납부액를 스스로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납세내역 발표에 미 언론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백악관 성명이 이처럼 주목 받고 있는 원인에 대해 정리해 본다.
◇베일에 싸인 트럼프

이날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005년 총 1억5000만달러(약 1724억원)의 소득에 대해 3800만달러의 연방소득세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 납부액을 스스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납세내역 공개는 법적으로 규정된 의무는 아니다. 그러나 리처드 닉슨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이 청렴성 검증을 위해 전통을 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국세청(IRS) 감사를 이유로 납세내역 공개를 미뤘다. 이러한 '변명'에 당황한 IRS는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 중 내역 공개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어떠한 문건 공개 없이 취임하며 1976년 이후 납세내역을 밝히지 않은 첫 대통령, 주요 정당 대선 후보로 등극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재무활동이 완전 베일에 싸여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난해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재산 현황을 내놓기는 했기 때문. 그러나 이 목록에는 자산·소득이 두루뭉술한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어서 자세한 내용 파악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MSNBC방송이 입수해 14일(현지시간)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2005년도 납세내역. © News1
미국 MSNBC방송이 입수해 14일(현지시간)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2005년도 납세내역. © News1

◇납세내역에 적힌 정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내역은 3가지 의혹 또는 물음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줄 수 있다. 첫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자랑해온 사업가로서의 성공 여부, 둘째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부 활동, 셋째는 트럼프 대통령에 이해를 두고 있는 자들의 정체다.

납세 내역은 개인이 얼마를 벌어들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유세 때 강조된 트럼프 기업의 성과가 진실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부금 규모도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거부'(巨富) 트럼프 대통령이 자선단체 기부를 적게 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등 주류 언론의 의혹도 살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중요한 '이해상충' 논란이다. 납세 내역은 개인이 거둔 소득 원천을 보여준다. 이로써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이익을 파생하는 주체를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범죄에 연루됐거나 적대적인 해외 정부에 연관된 인사들이 수익 제공자라면 현 국정운영 중립성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민주당 대선후보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홍역을 치른 클린턴재단 스캔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의회로 입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뒷모습. © AFP=뉴스1
의회로 입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뒷모습. © AFP=뉴스1

◇시민으로서의 트럼프는 어떨까

문제는 "대통령에게 법률이 부과한 세금 이상을 낼 책임은 없다"는 백악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절세'는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넘어선 더 많은 함의가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납세내역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년도 영업손실을 이유로 약 1억달러(약 1147억원)의 자산을 상각해 세금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18년 간 연방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난해 10월 NYT 보도와 맥락을 같이 한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합법적인 기준에 따라 합리적 절세를 한 것이며, 그가 의혹대로 오래 세금를 내지 않았대도 무방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반(反) 트럼프 진영은 전혀 다른 시각을 취한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평범한 중산층과 달리 부자에 유리하다는 세법상 구멍을 찾아 매년 수백만달러의 이익을 챙겨 왔다면 '가진 자로서의 공감능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1차 TV토론회에서 세금 미납부 의혹에 대해 "그래서 난 똑똑하다"(that makes me smart)고 대응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세금을 냈어도 연방정부는 그 돈을 낭비했을 것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시민으로서 적절한 태도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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