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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 이겨도 져도 유럽 채권 하락…ECB 테이퍼링 압박"

정치 리스크 + 통화정책 변화 시나리오 모두 위험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3-13 12:15 송고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선 후보 © AFP=뉴스1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선 후보 © AFP=뉴스1

유럽중앙은행(ECB)과 프랑스 대선 사이에 갇힌 유럽 채권시장은 사실상 떨어질 일만 남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프랑스의 극우성향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와 같은 반유로 인사들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면서 올해 유럽 각국의 국채수익률은 급등했다. 하지만 르펜이 대선에서 실패하더라도 국채 수익률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많은 투자자들은 예상했다고 WSJ는 전했다. 역내 경제 성장이 견조하고 인플레이션이 오름세를 지속하며 ECB가 부양을 걷어 들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지난주 독일 국채(분트) 10년물은 0.348%에서 0.45%로 올랐다. 초저금리가 지난 수년간 유로존 시장 전반에 퍼져 있었다는 점에서 국채금리의 지속적 상승은 역내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고 WSJ는 전망했다. 금리 인상으로 유로존에 더 많은 자금이 몰리면서 유로가 오르고 기업과 개인의 자금조달비용이 크게 오를 수 있다. 지난 10일 유로는 0.6% 오른 1.064달러를 기록했다.

사르와트 파루키 미쓰비시 UFJ증권 유럽중동아프리카부 신디케이트 대표는 "선거가 어떻게 흐르든지 양방향에서 모두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4년만에 처음으로 ECB 목표인 2%을 넘어 섰고 지난해 성장은 미국과 일치했다. 인플레이션은 미래의 채권가격을 갉아 먹는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을 촉발해 수익률을 끌어 올린다. 건전한 성장은 자본을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시키는 경향도 있다.
JP모간 애널리스트들은 유럽 회사채시장이 정치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및 성장 가속화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 사이에 놓였다며 회사채 수익률이 두 가지 환경에서 모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간은 3일자 투자노트에서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 모두 6월까지 국채와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유럽회사채 시장이 정치리스크와 통화정책 변화를 모두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ECB가 시장을 구제할 것이라고 믿거나 혹은 르펜의 승리 이후에도 시장이 다시 회보갈 것이라고 확신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우리는 그럴 것이라고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엄밀히 말해서 정치 혹은 ECB 테이퍼링에 의해 매도세가 촉발될지 여부는 국채 시장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인다. 닉 가르트사이드 JP모건자산관리 수석투자책임자는 "정치리스크가 높은 환경에서 모든 채권이 동일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폭풍의 눈에 있는 국가들과 독일과 같은 국가들 사이에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는 '정치적 리스크에 가장 많이 익스포저된 국가들은 프랑스, 포르투갈, 그리스 등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 테이퍼링이 국채간 스프레드를 넓혀 유로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높다고 WSJ는 덧붙였다. 지난해 말 미 대선 이후 유로는 달러에 대해 3.35% 떨어졌고 이러한 하락의 대부분은 유럽과 미국 사이 국채수익률 차이 확대에서 기인했다. 이러한 격차가 줄어들면 유로는 더 오를 수 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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