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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대통령 사저 이웃들 "멋지게 떠났는데…탄핵은 당연"

"자진 사퇴했다면 나았을 걸…죄는 달게 받아야"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전민 기자 | 2017-03-11 11:49 송고 | 2017-03-11 11:56 최종수정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 경찰이 경비를 서는 모습.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 경찰이 경비를 서는 모습.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헌법대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난 10일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 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청와대를 퇴거하지 않고 하루를 보낸 가운데 사저 이웃 주민들은 이날 종일 사저 모습을 지켜봤다.

주민들은 밤 늦은 시간까지 나와 취재진과 경찰로 북새통을 이룬 사저를 지켜보며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인근 주민으로서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탄핵에 대해서든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사저 인근에서 30년 가까이 살았다는 박모씨(59·여)는 "찬반을 떠나 나라가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앞으로도 나라가 두동강 나서 서로 물어뜯고 싸울까 걱정이다"며 "(박 전 대통령이) 너무 잘못한 점이 많고, 엽기적인 일이 많아서 좋아하려야 좋아할 수 없는 대통령이 됐다. 나는 원래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이번 탄핵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의견 표명 없이 가만히 있는데 이런 사람을 뽑았다는 게 한탄스럽고 마음아프다"며 "2012년에는 아주 멋지게 여길 떠났는데 금의환향을 했다면 동네에도 플러스가 되고 좋았을텐데, 이렇게 된 것은 본인이 자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대통령이 되면 안 됐다"고 혀를 찼다.

박 전 대통령 사저 바로 옆 삼릉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이모씨(26·여)는 "박 전 대통령이 되고 나서 동네에 CCTV도 많아지고 가로등도 많아졌다"며 "그렇지만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도 그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더욱더 실망했다. 탄핵은 당연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6년째 살고 있다는 A씨(33)는 "박 전 대통령은 그 정도 위치에 있으면 자기 주관을 가지고 입장을 표명하고 제대로 된 조사를 받았어야 했다"며 "그런 것이 전혀 없었기에 탄핵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저 주변에 1년째 살고 있다는 정모씨(35)는 "인터넷으로 (탄핵심판) 결과를 실시간으로 지켜봤다"며 "원래도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진 않았지만 그간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다. 자진 사퇴해서 내려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회피만 했기 때문에 탄핵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씨(30)는 "촛불집회에 몇 번 참가한 적이 있는데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며 기분이 묘했다"며 "기각 결정이 날까봐 조금 걱정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런 비상식적인 결과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가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10년째 거주중이라는 이모씨(42)는 "뉴스에 사저가 나오길래 구경왔다"며 "박 전 대통령을 대선 때 뽑았는데, 너무나 실망하고 화가 나서 지지를 철회했다. 멋지게 동네를 나갔다가 결국 죄인 취급받으며 돌아올 것 같은데 지지 여부를 떠나 동네 주민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죄를 지었으면 달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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