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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인용] 예술인 "박근혜 '파면'은 시작…구속해야"(종합2보)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김아미 기자, 권영미 기자 | 2017-03-10 18:10 송고 | 2017-03-12 09:54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선고가 내려진 10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국정농단 풍자 동상을 만든 작가가 동상 이마에 파면과 구속 딱지를 붙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은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2017.3.10/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선고가 내려진 10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국정농단 풍자 동상을 만든 작가가 동상 이마에 파면과 구속 딱지를 붙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은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2017.3.10/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문화예술인들은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10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이다.
공연 관계자들은 헌재의 선고문을 옮기거나 연습을 하루 중단하고 축하주를 마시는 인증샷을 개인 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또 이들은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탈 인물정보 페이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란 화면을 갈무리하거나 일부 방송사 속보 문자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에서 '대텅령'으로 맞춤법이 틀린 영상을 갈무리하며 기뻐하기도 했다.

문화예술인들은 탄핵 이후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순택 사진작가는 "무덤덤했는데 세월호 엄마 아빠들 눈물 흘리는 걸 보니 울컥하다"며 "세월호참사 1060일인 오늘을 맞은 우리에겐 여전히 남은 과제가 있다"고 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혜화동 마로니에 공연에서 세월호 사고 퍼포먼스를 개최한 장용철 배우는 마지막 문장인 '피청구인 박근혜를 파면한다'를 인용하면서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헌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되자 한 시민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News1
10일 헌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되자 한 시민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News1


'블랙리스트'와 '문예지 예산삭감' 등으로 고통을 받아온 문학인들과 출판인들도 뜨거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블랙리스트의 존재 의혹을 제기하고 파헤치는 데 애썼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자 시인인 도종환은 "탄핵 인용은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면서 "예술의 자유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아 아쉽지만, 앞으로도 블랙리스트로 무너진 헌법의 가치와 문화예술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안도현 시인은 "국민의 힘, 촛불의 힘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기뻐하며 "블랙리스트는 탄핵 인용 사유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과 비선세력에 의한 '문화 농단'"이라며 관련자에 대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작가회의 의장을 지낸 이시영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500만 촛불 시민이 이룩한 기적은 원자로 2기보다 더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냈다"고 밝혔고 소설가 한차현은 "박수치며 웃으리라 믿었는데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소설가 이경혜 역시 "헌재 영상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꺽꺽 울음이 터져나왔다"고 썼다.

출판인 김보경은 "이 정부 아래에서 고통받고 희생당하고 억압당하며 맞서온 이들을 생각한다"며 "당신들 덕분에 시민으로 살게되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국민을 통합하고 치유할 수 있는 판결을 내려준 헌재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냉소와 각자도생이 아닌, 인간존중과 법치라는 소중한 가치를 다 함께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억눌리고 배척받았던 결과 일부 문인과 출판인들은 다소 과격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출판평론가 김성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부디 오래오래 살아라! 남은 인생 내내 겪게 될 너의 그 치욕이 바로 승리한 민주주의라는 우리의 아름다운 기억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소설가 백민석은 "최순실은 박근혜의 기생충이었고 박근혜는 박정희 신화의 기생충이었으며 박정희 신화는 한국사회의 기생충이었다"며 박대통령의 퇴진을 통한 '유신의 완전한 종말'을 기뻐했다.

문학인들도 앞으로 과제가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출판인 안희곤은 "정작 중요한 일들은 이제부터"라며 "헌법유린 범죄자를 엄히 처벌하는 것부터 문제 인사 대청소, 대선 문제, 개헌 논의, 참다운 시민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것까지 앞일이 태산"이라고 했다.  

문학평론가 오길영은 "파면은 시작일 뿐"이라면서 "세월호 7시간을 비롯한 국정농단과 헌정 훼손에 관련된 박씨와 그 부역자들의 책임과 죄를 엄중히 물어야한다"며 "이는 정치보복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선고가 내려진 10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한 시민이 호외를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은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2017.3.10/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선고가 내려진 10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한 시민이 호외를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은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2017.3.10/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과 안국동 일대에 모인 문화예술인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을 지지했다. 이들은 대형 전광판을 통해 헌재의 탄핵 심판 과정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헌법재판관 8인 전원일치로 탄핵 인용 판결이 나오자 예술인과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심판때문에 공직을 박탈당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순간이었다.

시민들과 함께 예술인들은 광장에서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저항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임시공공극장 '블랙텐트'를 이끌어왔던 이해성 극장장은 "당연한 일"이라며 주먹을 쥐고 기뻐했다. 조재현 블랙텐트 운영위원은 "세월호 아이들의 힘으로 탄핵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도 했다. 예술인들의 '광화문 캠핑촌' 노숙 시위를 해 왔던 송경동 시인은 "담담하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블랙리스트 시위를 계속해 온 정영두 안무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당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다음 주 토요일 무용인들이 모여 탄핵 이후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한솔 연출가는 "예상했던 결과지만 기쁘다"면서 "오늘 저녁 단원들과 만나 축하하면서 탄핵 이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온 민중미술가 임옥상 씨는 "탄핵 인용은 국민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통합의 길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동안 분열을 획책하고 거짓뉴스를 만들어 겁박했던 일부 국민도 마음을 추스르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광화문 광장 촛불시위에 꾸준히 참여해왔던 조습 작가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집회에 참가해 헌재의 대통령 탄핵 인용에 대해 "당연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정경 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한 재벌 개혁 등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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