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탄핵인용]박 대통령 파면의 순간, 숨막히는 22분의 선고

성숙하게 받아들여…대심판정은 '시간이 멈춘 듯'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2017-03-10 12:30 송고 | 2017-03-10 14:49 최종수정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10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오전 11시21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읽자 탄핵심판 선고가 진행된 대심판정은 순간 시간이 멈춘 듯 했다.
92일간 숨가쁘게 움직인 탄핵시계가 멈춘 순간 대심판정에 있는 모든 이들은 성숙하게 재판부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방청에 당첨된 24명의 방청객과 취재진 입장이 시작됐다. 방청석에는 전세계에 나갈 생중계를 위해 카메라 수십대가 자리잡았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시간인 오전 11시를 앞두고 국회 소추위원들과 양측 대리인들은 10시30분에서 50분 사이에 모두 입정했다.

이들은 재판관석을 중심으로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누어진 대리인단석에 하나둘씩 착석했다. 모두가 애써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긴장감이 역력했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선고 시작 1분 전인 10시59분. 대심판정은 극도의 긴장감이 돌았고 시계는 곧 11시를 알렸다.

"재판관님들이 입장하십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 주십시오"

이 대행을 선두로 재판관들이 입정해 8명의 재판관이 모두 자리에 착석했다.

이 대행은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다"면서 선고를 알렸다.

이 대행은 22분동안 선고요지와 주문을 읽어 내렸다. 이 대행은 흔들림없는 목소리로 단호하면서도 천천히 선고 요지를 읽어나갔고 재판관들은 어떤 표정의 변화도 없이 묵묵히 이 대행의 선고를 기다렸다.

국회 소추위원들과 양측 대리인들은 고개를 숙이고 선고를 경청했다. 방청석에서는 취재진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 이외에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이윽고 오전 11시21분 이 대행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며 박 대통령의 파면을 주문했다.

11시22분. 이 대행이 "이것으로 선고를 마친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22분이 멈춘듯이 흘렀고 선고는 그렇게 끝났다.

대심판정 안은 그제야 "하"하는 숨소리가 터져나왔다. 일반인 방청객은 물론 이 대행의 선고를 쉬지 않고 기록한 취재진 역시 다를 바 없었다. 대심판정은 뜨거운 공기로 가득했다.

대통령측 대리인단은 서둘러 자리를 떠났지만 국회 소추위원들은 오랫동안 심판정을 떠나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선 채 회한에 잠긴 듯 했다.

헌재는 그렇게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을 파면했다.


silverpape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