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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탈당, 정치판 바꾸려는 것…정책 부정당해"

"누구 메시지 오면 당론된다" 친문패권 비판
취지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동반탈당은 안해

(충북ㆍ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2017-03-08 11:28 송고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12.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대표의 탈당에 대해 “본인(김종인)이 생각했던 정책, 개혁입법이 전부 다 부정당했다”면서 “정치판을 바꾸려는 순수한 의미”라고 평가했다.

변 의원은 8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누구로부터 메시지(가) 오면 그것을 당론으로 한다. (이처럼) 비정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정당이냐”고 혹평했다.
4선인 변 의원은 '김종인 체제'의 1기 비대위원이자 정책위의장으로 기용된 인연으로 김 전 대표와 같은 정치적 행보를 보여 왔다. 때문에 도종환, 오제세 의원 등 도내 민주당 3인방 중 동반탈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김 전 대표와의 동반 탈당에 대해서는 “그럴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변 의원과의 일문일답.
― 김 전 대표 탈당설이 오래전부터 나돌았는데.

▲ 탈당을 결심한 건 한 달 전쯤으로 볼 수 있고 배경은 두 가지다. 첫째 대한민국 정치가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87(년)체제가 가지고 있는 극한적인 대립과 분노 속에서 주민을 갈라치기하고,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그런 정치는 이젠 진짜(중단돼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갈라치기 아니겠어요.

― 갈라치기, 선거전략 어떤 의미인지.

▲ 모든 선거 선거전략이 뭐에요. 우리나라는 정권 심판론이죠. 어떤 선거든지 정권 심판론으로 정권을 치르거든요. 총선, 대선, 지방선거(모두).  정권심판론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망하게 해야 되잖아요. 그러면 국가가 망하는 것 아닙니까. 정부가 잘못하게 만들면 국가가 어려워지는 거고, 국민이 힘들어지는 것 아니에요. 그것이 선(善)이라고 생각하면서 한 정치다.

― 야당도 마찬가지란 얘기로 들리는데.

▲ 야당도 나라가 망해야 우리당이 산다 아니에요. 항상. 나라가 망한다는 것. 자기들은 나라를 생각한다고 하지만 결과는 정부가 망해야 야당이 살잖아요. 그런 정치가 대한민국을 지배해왔다. 여기서 벗어나라고 했던 게 4·13 총선이고, 협치를 하라는 거고, 그래서 헌법 개정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헌법 개정도 거부당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박근혜(대통령)가 잘못한 건 사실인데 탄핵소추안 이후에 헌재 판결에 그대로 맡겨놓을 것을 국민이름으로 압박을 가해서 그 다음에 또 극단적인 대립구도로 가고 있다.

―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상대방(자유한국당 친박)은 또 전열을 정비해 공세적인 입장으로 돌아섰고.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나쁜 행태로다 변질돼가고 있다. 지금. 이런 것을 계속 방치해야 되느냐. 대한민국 정치가 이렇게 극단적인 분열과 분노 속에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 그 갈등과 분노에 조장한 자가 성공하는 그런 정치로 가면 안된다. 그런데 그런 정치를 없애기 위해서 내가 (김종인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 그것만으로 비대위원장까지 맡았던 정당을 탈당하는 명분이 되나.

▲ 민주당 내에서 본인(김종인)이 생각했던 정책, 개혁입법이 전부 다 부정 당했다. 소위 지난 총선은 김종인의 이름으로 치른 거다. 총선 공약은 '김종인 공약'이라고 볼 수 있다.총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개혁입법안이 (국회)상임위에 제출돼있다.

그런데 추미애 지도체제로 바뀐 이후에 전부 포기했다. '왜 개혁입법을 하지 않느냐'. '4대 개혁을 하지 않느냐'고 의원들이 강한 질책 속에서 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상법개정안부터 모두를 다 포기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의사를 밝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 대상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2017.3.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탈당의사를 밝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 대상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2017.3.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민주당의 지도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 우리 당이 40%이상의 국민적 지지를 받는 공당으로(서)의 면모를 가지고 있느냐. 의사결정능력이 없다. 우리당은 최고위원회가 당의 의사 결정 안한다. 누구로부터 메시지 오면 그것을 당론으로 한다. 비정형적으로 당이 운영되는 것이 정당이냐.

가급적 의원총회를 안 하려 한다. 당론 정하기보다는 특정 캠프서 온 메시지를 이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당이다. 잘못되고 있는 것에 무기력한 공범이 돼가고 있다. (김종인 전 대표가 탈당하려는 것은) 이 두 가지 측면이다.

― 변 의원도 김 전 대표의 생각에 공감하나.

▲ 공감하죠. 많이 하죠. 김 전 대표가 나가는 것은 현재상태에서 공동책임자가 되지 않겠다. 그래서 탄핵이후에 국민적 여론과 언론의 방향에 따라서 새로운 가장 바람직한 정치적 움직임이 있을 것을 기대하고 일단은 그 중심에 가 있겠다. 그런 취지다.

그래서 ‘찻잔 속에 태풍’이다 뭐다 여러 소리를 하지만 이것이 격랑이 돼서 정치판의 판도를 바꿀지, 아니면 그저 큰 연못 속에 떨어진 물방울 하나처럼 작은 동심원을 그리고 말지. 그것은 개의치 않겠다. 다만 그런 국민적 여론이 나타났을 적에 국민적 여론이 움직일 수 있는 작은 파문이라도 되겠다. 그런 순수한 의미다.

― 민주당 추가탈당이 있다는 얘기인데.

▲ 그 움직임이 현실정치에서 탄핵이후에 어떤 모습을 나타낼 것인가. 거기서 김 전 대표의 역할이 있을 것인가. 그것에 따라서 많은 의원들이 여기서, 민주당 내에서는 도저히 내가 생각하는 정치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의원들이 행보를 결정할 거다.

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이건 나라도 아니다. 지금 개혁입법을 해야 되는데, 적폐청산을 한다고 해서 개혁입법을 해야 하는데, 개혁입법을 하나도 안하고 있지 않습니까. 대선을 치르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그때부터는 다음 선거의 정권 심판론을 만들어내기 위한 투쟁의 장이 될 거 아니에요. 그러면 개혁입법 하나도 못하겠죠.

― 정권 심판론도 책임 정치 측면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닌가.

▲ 현재 경제 난국이나 외교안보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범정치권, 범국민적인 공감대형성 안한다. 사드문제만 가지고도 극한대립을 할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표 스스로도 경제민주화를 포퓰리즘이라고 했으니까. 이제 사실상 경제민주화가 태동할 수 있는 세력이 없어졌다. 그러면 불평등 구조 완화나 산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할 수 없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실패만이 유일한 생존의 길이라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3년 후의 총선에 대비한 투쟁의 장으로 갈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거다.

― 변 의원 역시 탈당 가능성 열어뒀다는 의미로 들린다.

▲ 그건 아직 생각 안 해봤다. 충청북도라는 진보정당이 발붙이기 힘든 그런 지역에서 4선을 만들어준 주민이 있다. 다선 의원들이 고뇌하는 건 자기 자신이 뭘 한다는 것보다도. 지역의 주민들과 어떻게 호흡하느냐 그걸 고민한다.

호남의원처럼 공천 받으면 당선되는 게 아니라 정당지지도가 (당시)새누리당에 10%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해서 생존해왔다. 그런 경우 주민들에 대한 생각을 쉽게 할 수는 없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개헌특위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개헌 관련 의원 워크샵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7.2.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개헌특위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개헌 관련 의원 워크샵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7.2.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그럼 앞으로의 행보는.

▲ 김종인 전 대표가 생각하는 정치개혁과 새로운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 전 대표가 나이가 들었지만 어려서부터 독일에서 유학해 사민주의(사회민주주의)적 사고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현재 필요한 것이 독일이나 네덜란드나 스웨덴처럼 사민주의적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김 전 대표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변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겉으로는 진보를 얘기하면서, 기득권 지키고자 하는 사실상의 보수”라는 등 민주당에 대해 여러 차례 독설을 날렸다.

그는 “두 개의 보수정당이 있다. 하나는 재벌과 부유층을 대변하기 위한 기존질서를 지키고자하는 보수, 또 민노총 등 그 세력들이 만들어 놓은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보수. 진보적 보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은 그래서 가만히 보면 보수정당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경제 민주화 같은 개혁입법을 거부한 집단”이라고 표현했다.


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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