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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민주화의 상징이"…태극기 내걸면서도 '착잡'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2017-03-01 15:01 송고
3.1절을 맞아 광주 광산구 하남2지구 한 아파트에 시민들이 걸어놓은 태극기 수십개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17.3.1/뉴스1 © News1 전원 기자
3.1절을 맞아 광주 광산구 하남2지구 한 아파트에 시민들이 걸어놓은 태극기 수십개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17.3.1/뉴스1 © News1 전원 기자

"올해는 어느 때보다 비장한 마음으로 태극기를 걸었어요."

98주년 3·1절인 1일 광주시내 아파트 등 주택가에는 여느 때 국경일처럼 태극기가 펄럭였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 현장에서 '태극기'가 사용되며 마치 태극기를 내거는 것이 탄핵에 반대하는 것처럼 비춰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40분께 광주 광산구 하남2지구의 A아파트 단지에는 층층마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였다. 9개 동에 886여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이 아파트는 일부 세대를 제외하고 모두 태극기를 게양했다.

아파트 주민 김모씨(44)는 "태극기가 탄핵반대 집회에 사용되면서 게양을 고심했다"면서도 "그래도 나라가 독립되는데 힘쓰신 분들을 기념하는 날인데 태극기를 걸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가정주부 정모씨(38)는 "태극기를 내 거는 자체가 논란이 되는 게 착잡하다"며 "독립과 민주화, 통일의 상징이던 태극기가 탄핵 정국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되는게 너무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북구 용봉동의 B아파트에도 게양된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였다. 460여 세대인 이 아파트도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파트 베란다에 태극기가 게양됐다. 

입주민들과 관리사무소에서 자체적으로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 대부분의 가정에서 태극기를 게양했다.

주민 이모씨(39)는 "3·1절인데 태극기를 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태극기를 게양하게 됐다"며 "아이들과 함께 태극기를 게양하면서 왜 태극기를 걸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설명도 해줬다"고 했다.

이어 "국민 대다수의 마음속에 있는 태극기의 상징적 의미가 일부 세력에 의해 훼손되는 현실이 분노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재명 성남시장을 만난 문빈정사 주지 법선스님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서 흔드는 태극기를 의식한듯 "3·1절 태극기는 원래 소중한 건데 요즘 부적처럼 막 흔드는 세상이 돼 서글프다"며 "3·1절에 태극기를 마음대로 흔들어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j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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