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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사활건 대선 '판흔들기'…정운찬·김종인에 러브콜

유승민·남경필 고착화된 경선구도 흔들고 반전 발판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인 김무성…'막후조정'역할도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 2017-03-01 11:55 송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7.2.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7.2.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위기를 맞고 있는 바른정당이 1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판 흔들기' 시동을 걸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전 대표, 정운찬 전 총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등에게 러브콜을 보내면서 자당의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로 고착화된 경선 판을 흔들고 중도·보수세력 규합에 나서는 모습이다.
창당 한달 만에 당 안팎에서 위기론이 확산되고 대선주자들도 지지율 고전을 거듭하자, 인재 영입을 통해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 의원은 전날(28일) 여의도에서 김 전 대표, 정 전 총리와 '긴급토론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김종인이 묻고 정운찬, 유승민이 답하다' 토톤회에서 만남을 가졌다.

표면적으로는 재벌 개혁 등 경제 정책에 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였지만 '제3지대 개헌 빅텐트' 구심점으로 거론돼온 김 전 대표가 좌장으로 참여하면서 경제를 고리로 한 연대 가능성을 한껏 높여 놓았다.
여기에 유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정운찬 전 총리가 아직 어느 정당으로 갈지 결정을 안하신 듯한데 제 입장에서 당연히 바른정당에 오셔서 바른경제를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또 그는 김 전 대표를 향해서도 "김 전 대표가 민주당을 나와 (연대)할 생각이 있으면 저 뿐만 아니라 우리 당 차원에서 검토해볼 문제"라며 우회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특히 유 의원은 같은 날 정 전 총리와 단둘이 오찬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바른정당에서 총리님을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신가"라고 정 전 총리에게 물었고 정 전 총리는 "저는 몰라도 우리 직원들이 바른정당 사람을 만나는 일이 좀 있는 것 같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얼마 전까지 국민의당 입당이 유력했으나 최근에는 바른정당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상태다.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오른쪽)과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왼쪽),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조찬 회동에 앞서 손을 모으고 있다. 2017.2.15/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바른정당 내에서 이들에 대한 영입을 고려하는 듯한 기류는 최근들어 감지됐다.

바른정당 한 의원은 최근 비공개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김종인 전 대표가 어떻느냐"며 "당 인재 영입 차원에서 고민해봐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해 "오시면 경선이 흥행되고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바른정당은 여권 잠룡 중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를 영입하는 카드도 한 손에 쥐고 있지만 최근 홍 지사가 자유한국당에 기울어진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바른정당 행(行)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개헌-빅텐트 논의를 위해 3자회동을 가졌던 김무성 고문이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에 임명되면서 인재 영입을 위한 '막후 조정'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선 황영철 의원이 전략홍보본부장을, 6선 김무성 고문이 부본부장을 각각 맡으면서 정치권에서는 김 고문이 '재등판' 대신, 바른정당 경선 흥행을 위한 '백의종군'을 택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당내 일각에서는 흔들리는 당의 중심을 바로 잡고 경선도 흥행시키기 위해 김 고문의 역할론이 제기돼왔다.

다만 바른정당 일각의 전략대로 이들의 영입이 성공하려면 비례대표인 김 전 대표가 탈당으로 인한 의원직 상실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바른정당 지지율이 고전하고 있고 탄핵정국 속에서 보수 집권이 어려운 구도임을 감안할 때 중도·개혁성향 잠룡들이 바른정당을 택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비문(非문재인) 진영의 세(勢) 규합이라는 세간의 비판적인 시선도 넘어서야 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유 의원, 남 지사만으로는 경선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면 경선판을 키우면서 보수진영 표심을 흔드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중도개혁 세력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확장성'을 보일 수 있도록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할 필요가 있다. 단순 세 규합이 아니라 대안세력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영입된 인사도, 바른정당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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