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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 속 지역 대학가 파고든 ‘정치 바람’

대학 교수가 학생들에 유력 주자지지 독려…적절성 논란

(충북ㆍ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2017-02-20 14:57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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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정국 속 '벚꽃 대선'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충북 지역교육계에도 정치 바람이 불고 있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들의 지역 방문 행사가 잇따르면서 지역 대학가에서는 일부 ‘정치지향 교수’들의 움직임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역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A씨는 최근 과모임 단체 채팅방에서 불쾌한 공지사항을 보게 됐다.

담당 교수가 올린 것으로, 주말 유력대선후보의 지역 행사 일정이 잡혀 있으니 학생들은 전부 참석하라는 내용의 게시물이었다.

단체 채팅방에 글을 올린 교수는 학생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재차 글을 올려 “나 혼자만 떠드는 거냐”라는 등 노골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학점 부여 등 교수가 가진 권한 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이런 글을 본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해당 교수의 권유(?)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이 교수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해당 정당의 경선 선거인단에도 참여할 것을 적극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직접적인 강요는 아니었다고 해도 교수님이 단체방에서 그렇게 얘길하는데 못 본 척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별 수 없이 주말 일정도 반납하고, 행사에 다녀왔지만 불쾌했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조기 대선 정국 속 차기 대권후보들의 행보 하나하나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교육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도외시 한 채 현실정치에 뛰어들고 있는 일부 교육자들의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역의 한 인사는 “개인의 정치적 성향은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교육자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채 자신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을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cooldog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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