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케냐 출극에 앞서 각국 전통의상을 입은 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7.2.9 이정호 기지© News1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은 9일 "우리 사회가 너무 양 진영으로 갈라져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반 전 총장은 이날 딸 내외가 있는 케냐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개인의 국민들이 생각하는 바를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은 좋고 민주사회에서 당연히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어느 한 문제로 너무 극단으로 대립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세력의 갈등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불출마 선언 이후 어떻게 지냈느냐'는 질문에 "저를 지지했던 많은 분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평소 느낀 바를 설명하고 그분들의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며 "늘 느끼는 것이 정치를 하는 분보다 특히 사회 각 분야에서 일하는 국민들을 개별적으로 만날 때 마다 감동을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분들께서 우리 정치인들이 사회의 단합과 화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을 감동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자신의 불출마 선언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민주 사회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다만) 그것은 제가 언급할 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케냐에서 귀국한 다음 행보와 관련 "여러 사람을 만나고 할 수 있는 일이 뭔지를 보겠다"며 "여러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반 전 총장의 출국길에는 부인 류순택 여사와 김숙 전 유엔대사, 김봉현 전 호주 대사, 이도운 대변인 등이 함께했으며 20여명의 반 전 총장 지지자들이 "총장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잘 다녀오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또 각국 전통의상 입은 청년 20여명은 "반기문 전 사무총장님, 우리도 해외에서 그 사랑 느끼고 왔습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반 전 총장을 맞이했다.

반 전 총장은 이들과 사진을 함께 찍기도 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캠프 관계자와 악수를 나눈 뒤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지 않고 일반 출국 수속을 밟는다고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딸 내외를 만나기 위해 밤 11시 50분 인천공항을 통해 케냐로 출국해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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