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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의자왕은 왜 갑옷에 '옻칠'을 했을까

국립중앙박물관 '세계유산 백제'전 29일 개막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6-11-28 11:10 송고 | 2016-11-28 13:07 최종수정
공주 공산성에서 발굴된 백제 옻칠 말 갑옷. © News1
공주 공산성에서 발굴된 백제 옻칠 말 갑옷. © News1

"'정관십구년'(貞觀十九年)이라는 붉은 글자가  남아 있는 걸로 봐서 645년 경으로 추정됩니다. 백제 의자왕 시절 입던 '옻칠 갑옷'이죠. 발굴 당시 저수시설 아래 정연하게 놓여 있던 것으로 보아 '승전'을 기원하는 의례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이 28일 개최한 '세계유산 백제'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전시를 기획한 김진경 학예연구사가 2011년 공주 공산성에서 발굴된 유물들에 대해 "백제의 마지막 전투와 관련된 무기들"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공개된 갑옷은 가죽에 옻칠을 한 것으로 가죽은 없고 옻칠만 남아 있는 상태로 발굴됐다. 김 학예사는 '옻칠 갑옷'에 대해 "철갑옷에 비해 무게가 훨씬 가벼운데다, 햇빛 아래에서 반짝이는 효과가 있어 군사의 위용을 높여주는 데 쓰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9일부터 공주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을 비롯, 백제 관북리유적 부소산성 나성 정림사지 능산리고분군, 익산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를 잇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백제 특별전을 연다.

백제 웅진기(475~538)와 사비기(538~660)의 대표 문화재 350건 1720점을 도성, 사찰, 능묘로 구분해 소개한다. 이는 1999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었던 특별전 '백제' 이후 17년만에 선보이는 큰 규모의 백제 관련 전시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7월8일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해 동아시아에서 백제의 문화적 교류와 독창적 문화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정관19년명 옻칠 갑옷 (국립중앙박물관) © News1
정관19년명 옻칠 갑옷 (국립중앙박물관) © News1

이번 전시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유물은 백제의 '옻칠 갑옷'이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공주 공산성의 저수시설 유적터에서 깊이 1m를 걷어내 발굴한 유물인데, 저수 시설 아래 정연하게 놓여 있는 모습 등으로 보아 전투에서 승전을 기원하기 위한 의례를 위해 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부여 관북리유적에서 출토된 암기와와 숫기와로 이뤄진 '도수관'용 토관들도 전시됐다. 건축물 주변에 약 40m 이상 도수관이 설치된 흔적은 당시 백제가 수도시설을 잘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라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도수관용 기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News1
도수관용 기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News1

백제는 중국 역사서에 '사찰과 불탑이 많은 나라'로 기록될 만큼 불교가 성행했는데, 왕실 주도로 사찰이 세워지고, 사리를 공양하는 등 불교를 국교로 숭상했다. 전시에서는 '백제 문화의 꽃'이라 불리는 왕흥사지, 미륵사지, 왕궁리 사리장엄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아 대중에 공개한다.

또 충남 부여 왕흥사지 건물지에서 출토된 백제 6세기 '치미'도 이번 전시에서 함께 볼 수 있다. 앞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먼저 공개된 바 있는 치미는 전통 건축물에 사용되는 장식기와로, 용마루 끝에 설치해 위엄을 높이고 귀신을 쫓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제 위덕왕이 577년 세운 부여 왕흥사 터에서 나온 이번 치미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백제가 우리에게 남긴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는 수천년 후 후손들에게 어떤 문화를 남겨줄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2017년 1월30일까지 이어진다.

왕흥사 치미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News1
왕흥사 치미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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