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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성난 1만 촛불…학생·임신부도 "박근혜 퇴진"(종합)

87년 6월 항쟁이후 최대 인파 몰려 ‘대통령 하야하라’ 외쳐
80년대 학번들 “가슴 찡했다”…아이 손잡고 나온 부모 많아

(충북ㆍ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김용빈 기자, 남궁형진 기자 | 2016-11-19 21:14 송고
19일 오후 충북범도민 시국대회에 참가한 청주시민들이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사무실 앞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16.11.19/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19일 오후 충북범도민 시국대회에 참가한 청주시민들이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사무실 앞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16.11.19/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충북 청주 주말 촛불집회는 1만명의 인파가 몰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등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19일 오후 5시 충북도청 서문앞에서 시작된 이날 집회는 금방 비가 내릴 듯 찌푸린 날씨에도 불구,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종교계, 학생, 주민 등 주최 측 추산 1만명(경찰 추산 5000명)이 몰렸다.
행사를 주최한 '박근혜 정권 퇴진 충북비상국민행동' 측은 1987년 6월항쟁 이후 30년 만에 최대 인파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눈에 띄는 건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 중·고등학생, 대학생 등 청년들이 집회에 대거 참석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집회 중 열린 자유발언대 잇달아 올라 '정유라'를 얘기하며 공정한 입시관리, 투명한 교육행정을 촉구했다.
수녀, 신부, 목사, 30대 임신부, 외국인의 모습도 보였다.

청주 상당고의 한 학생은 “어른들은 공부나 하지 왜 집회에 나가냐고 말하지만 잘못된 것은 행동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이 자리에 나온 것이 겁나지 않는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상당고 학생들은 “최순실 정유라 모녀가 공평해야할 교육을 농단했다. 교육을 농단한 정부와 대통령에 분노를 느낀다”는 내용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청주 오송에 사는 임신부 홍성주씨(32)는 “내년 1월에 출산하는데, 태어날 아이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 나왔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하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대생 장모씨(21)는 “청와대는 촛불민심을 엄중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한 게 단적인 예”라며 “국민보다 대통령이 상전이냐”고 반문했다.

교사 김모씨(48)는 “오늘 집회에 나오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김장을 담갔다. 청와대에 촛불이 쉽게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상당고 한 여학생이19일 오후 충북도청 앞 도로에서 열린 범도민 시국대회에 '엄마 미안 근데 화나'란 손피켓을 들고 현시국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News1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화여대는 정유라를 부정입학 시키기 위해 상위 2명의 학생을 탈락시켰다”면서 “불의의 세상을 뒤집어엎고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박 대통령은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대 82학번 권모씨(53)는 “대학시절 6월 민주항쟁에 참가해 경찰과 투석전을 벌일 때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을 보고 가슴이 찡했다”면서 “상황이 이정도면 대통령도 퇴진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박근혜 퇴진’ ‘박근혜는 몸통이다’ 구호 외치기를 시작으로 시국대회와 노래공연, 자유발언, 투쟁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오후 7시부터는 충북도청~서문대교~YMCA~육거리시장~충북도청을 돌며 촛불 거리행진을 벌였다.

촛불 시위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노래에 맞춰  행진하며 “박근혜 퇴진” “하야하라” 등을 목청껏 외쳤다.

특히 성안길에 자리한 정우택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는 ‘정우택 사퇴’ ‘새누리당 해산’ 등을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는 그가 최순실 사태이후 새누리당 의원 중 유일하게 보수단체 주최 집회에서 찬조연설을 하는 등 눈에 띄는 ‘친박’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발병으로 음성군을 찾았던 이시종 충북지사는 집회에 직접 참가하지 않고, 도청내 농협옥상에서 1시간여 동안 촛불집회를 지켜봤다.

경찰은 오후 6시 이후 도로 차량통행을 막고 평화적인 집회를 유도해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충북경찰청은 기동대, 방범순찰대 등 상설부대 경력 400여명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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