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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된 문고리 3인방…대통령과 18년 인연 '마침표'

수족 같은 핵심 측근…이재만·정호성·안봉근
1998년 국회의원 당선 때부터 지근거리서 보좌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 2016-10-30 20:05 송고 | 2016-10-31 10:57 최종수정
이재만 비서관. © News1
이재만 비서관. © News1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과 관련, 청와대 참모진 교체를 단행하며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JTBC 보도로 최순실 파문이 제기된 지 엿새 만이다. 

대통령으로서는 수족이나 다름없던 핵심 측근을 끊어내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문고리 3인방은 대통령 집무실의 문고리를 걸었다 잠그며 안살림을 도맡아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들은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사건 등 각종 풍파에 시달릴 때도 핵심 측근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켰지만 최순실 파문의 문턱은 끝내 넘지 못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과 이들 '가신' 3인방의 인연은 18년 전인 1998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 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부터 이들이 지근 거리에서 보좌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을 발탁한 이는 고(故) 최태민 목사의 사위이자 최순실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로 알려져 있다. 정윤회씨는 대통령 정계 입문 당시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당시 박근혜 의원실에서 비서실장으로 활동했으며 이 기간에 문고리 3인방 등을 추천하고 관리했다는 게 정설이다.

이들 3인방 외에도 지난 2012년 대선 유세 당시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이춘상 보좌관까지 4인방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안봉근 비서관 /뉴스1

이들 중 가장 먼저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이는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전해진다. 안 비서관은 1998년 당시 쌍용그룹 회장이자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이었던 김석원 전 의원의 비서 출신이다.

당시 김석원 전 회장의 의원직 사퇴로 보궐선거가 치러지자 안 비서관이 박 대통령 달성군 지구당에 소속돼 선거운동을 도와주면서 박 대통령의 사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비서관은 문고리 3인방 중에서도 대통령을 '그림자 수행'하며 호위무사와 같은 역할을 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까지 의원 및 대통령 후보 시절 모든 외부 일정의 안전은 그가 맡았다고 한다. 때문에 지난 2006년 유세 도중 벌어진 커터칼 테러에 대해 "그 때 (대통령을) 보호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을 들지 못한다"고 밝힌 일화가 있다.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과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보궐선거 직후 의원실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정 비서관은 주로 후보 연설문 작성, 정무기획 쪽 일을 맡았고 이 비서관은 내부 살림을 담당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이 청와대에 입성한 뒤에는 정 비서관과 안 비서관이 대통령 일정 등을 챙기는 1,2부속비서관에 임명됐다. 2부속실은 원래 영부인 일정 등을 담당하는 곳이었지만 이 정부에서는 영부인이 없어 존치 논란이 일다가 대통령이 '소외계층을 살피는 창구로 삼겠다'고 유지시켰다.

문고리 3인방이 오랜 시간 박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하며 두터운 신임을 받자 이들에게 줄을 대려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항간에는 청와대 참모들보다 이들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풍문이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이들 3인방의 권세가 비판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11월 이른바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이 나오면서부터다.

당시 정윤회씨가 이들 3인방은 물론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던 보좌진 등 이른바 '십상시'로 불린 10명과 수시로 비밀 회동을 갖고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 등을 논의하는 등 국정에 개입했다는 폭로가 나와 사회적 파문이 일었다.

당시에도 이들 문고리 3인방에 대한 퇴진 요구가 거셌지만 검찰 수사에서 이들에 대한 명확한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잔류했다. 다만 안 비서관은 지난해 1월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처럼 3인방은 갖은 풍파에도 자리를 지켰지만 최근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에 깊숙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최근 최씨 측으로 사전 유출된 청와대 문건의 작성자 아이디가 정호성 비서관의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최씨가 청와대 행정관들을 사실상 지휘하면서 박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 의상 등을 챙겼다는 언론보도로 인해 안 비서관 등도 도마에 올랐다.

급기야 검찰은 이들의 자택은 물론 청와대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하기에 이르렀고 정치권 등에서는 문고리 3인방을 1순위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을 이뤘다. 국민들이 박 대통령에게 하야·탄핵까지 요구하자 오랜 가신 그룹인 이들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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