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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위협하는 CJ푸드빌, 이젠 메뉴 표절 의혹?

뚜레쥬르 '갓빵' 신제품, 영세 빵집 대표 메뉴와 유사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6-10-12 07:40 송고 | 2016-10-12 10:27 최종수정
CJ푸드빌이 올 여름 선보인 '오징어먹물치즈 미니식빵(왼쪽)'과 소규모 프랜차이즈 빵집 미스터브레드가 판매중인 '오징어먹물치즈식빵' © News1
CJ푸드빌이 올 여름 선보인 '오징어먹물치즈 미니식빵(왼쪽)'과 소규모 프랜차이즈 빵집 미스터브레드가 판매중인 '오징어먹물치즈식빵' © News1

#평소 '빵순이'라 불릴 정도로 빵을 즐겨 먹는 진모씨(27·여)는 최근 뚜레쥬르 대학로점에서 익숙한 빵을 발견했다. 자신의 단골집에서 판매하는 시그니처 메뉴와 생김새부터 내용물까지 유사한 빵이 진열돼 있었던 것. 진씨는 "대기업인 만큼 소비자 입맛에 맞추려 노력하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텐데 '대기업은 도둑'이라는 편견에 일조하는 것 같았다"며 "불쾌한 마음에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전문점 뚜레쥬르가 영세 빵집의 대표 메뉴를 표절해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서 뚜레쥬르는 지난해 말 영국의 삽화 작가인 짐 필드의 작품을 제품 홍보에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관련 홍보물을 철수한 바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는 최근 잠실점과 대학로점 등에서 '갓 구운 빵'이란 의미의 '갓빵'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표절 논란이 인 메뉴는 갓빵 중 하나인 '오징어먹물치즈 미니식빵'이다. 오징어 먹물을 반죽에 넣은 검은색 식빵으로 가운데 구멍을 뚫고 크림치즈를 채운 것이 특징이다.
뚜레쥬르는 지난 여름 해당 메뉴를 출시해 전국 18개 지점에서 판매중이다. 이 매장들은 CJ푸드빌이 신선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선보인 테스트 매장으로 지난 5월 잠실점을 시작으로 그 수를 늘려 왔다. 매장에서는 2시간마다 다른 종류의 빵을 구워 판매한다. 

하지만 이 메뉴는 당초 영세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판매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골목상권 침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식빵 한가운데 구멍을 뚫고 치즈를 주입한 콘셉트가 매우 유사해 의도적인 베끼기라는 지적이다. 

롤링핀 '더블치즈 블랙식빵(오른쪽)' (사진제공=홈페이지 캡처)© News1
롤링핀 '더블치즈 블랙식빵(오른쪽)' (사진제공=홈페이지 캡처)© News1

현재 해당 메뉴를 판매중인 곳은 소규모 프랜차이즈 빵집인 롤링핀과 미스터브레드, 개인 베이커리 등이다. 그중 전국 지점 35곳으로 규모가 가장 큰 롤링핀은 2012년부터 해당 메뉴를 판매해 왔다.

해당 메뉴를 판매중인 파주시의 한 프랜차이즈 매장 관계자는 "원가를 맞추고 더 나은 조합을 만들기 위해 따로 메뉴 연구를 했었는데, 대기업이 동일한 메뉴를 판매한다고 하니 걱정이 된다"며 "대기업인 만큼 더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으니 우리로서는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비슷한 제품을 판매할 수는 있지만 이처럼 동일한 메뉴는 이례적이라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경우 매달 100여종이 넘는 레시피를 만들고 극히 소수만을 실제로 출시한다"며 "레시피 가운데 기존에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하거나 콘셉트가 겹치는 것은 출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모방이나 표절은 소셜미디어(SNS)가 발달한 요즘 매우 주의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사측은 해당 메뉴가 특정 업체에서만 판매되지 않는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오징어먹물과 치즈는 흔히 볼 수 있는 조합으로 베이커리의 일반적인 인기 상품으로 볼 수 있다"며 "특별히 (타사 제품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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