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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페이의 꿈]①그러나 너무 일찍 깬 꿈

스마트폰-화이트카드 연동 결제 방식 사실상 확정
금감원에 곧 약관 신청…내달 초 LGv20 번들로 제공할 듯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김민성 기자 | 2016-08-22 09:36 송고 | 2016-08-22 09:58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화이트카드. 지난해 3월, LG전자가 핀테크 활성화를 계기로 결제시장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면서 밝힌 페이 상품(device)이다. 이 화이트카드가 내달 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해, 삼성페이를 뛰어넘으려는 LG전자의 꿈은 쉽게 이루기 힘들 전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페이 화이트카드는 결제할 때 스마트폰이 있어야 구동이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됐다. LG전자와 신용카드사들은 조만간 금융감독원에 이런 내용으로 약관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내달 초 예정된 LGv20 번들용으로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가 화이트카드로 결제를 신청하면, 무선으로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통신사를 통해 사용자가 카드 명의자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한 후 승인하게 된다. 화이트카드는 스마트폰과 조금 떨어져 있어도 무선통신이 닿는 근거리에 있다면 결제할 수 있다. 하지만 무선통신이 닿지 않는 거리, 즉 완전히 분리된 상태에선 안 된다.

원래 LG전자의 목표는 폰과 완전히 독립된 상태에서도 화이트카드가 구동하게끔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LG페이 디바이스를 '화이트카드'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불렀다. 독립된 구동시스템을 통해 화이트카드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한 문제도 해결하려 했다. 스마트폰 하나면 되는 삼성페이보다 불편한 문제를 푸는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그래서 LG전자는 모든 카드를 모아놓은 카드 또는 지갑이라는 형태를 구상했다. 별도의 독립된 디바이스라면 굳이 LG폰이 아니어도 된다. 다른 제조회사의 스마트폰에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삼성페이의 대항마로 경쟁한다는 나름의 계산도 깔렸다.
그러나 LG전자가 그린 그림에 문제가 생겼다. 문제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는다. 다만, 카드업계에선 '기존 앱카드를 모아놓은 전자지갑'이라면 전자지갑의 발행 주체가 금융회사가 아닌 제조업체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어떤 문제였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화이트카드의 출시 시기는 계속 미뤄졌다. 올해 초에서 상반기로, 다시 9월로. 그러는 동안 시장엔 많이 '페이'들이 쏟아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용카드 앱카드의 정보를 저장한 (별도의)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을 통해 결제된다면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LG페이가 나와도 다른 간편결제 상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어쨌든 LG전자는 노심초사 추진했던 독립적인 디바이스에 의한 결제시스템을 실현하지 못했다. 화이트카드의 큰 약점인 폰과 화이트카드를 모두 들고 다녀야 하는 문제를 그대로 안고 출발하게 됐다. 이런 핸디캡을 안고 삼성페이와 결전을 치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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