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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좀비기업 "부도는 일상 다반사"…멀쩡하게 정상영업

WSJ "저성장· 대량 실업 우려에 개혁 의지 흐릿"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6-07-13 11:15 송고 | 2016-07-13 12:13 최종수정
중국 산둥성의 한 제철소© AFP=News1
중국 산둥성의 한 제철소© AFP=News1
중국 정부는 올봄 처음으로 국영 '동북특수강'이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를 선언하도록 내버려뒀다. 국영기업이 나쁜 결정에 대한 대가를 스스로 치르도록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 여름이 오기까지 기대했던 효과는 없었다. 동북특수강은 이후에도 60억달러에 달하는 채무의 상환시기를 5차례 더 놓쳤다. 잇단 디폴트에도 이 국영기업은 파산 보호를 신청하거나 비생산적 공장을 폐쇄 혹은 구조조정하는 등의 노력은 없었다.
일반적으로 성숙한 경제권에서는 디폴트는 파산으로 받아 들여진다. 자산 매각을 비롯한 칼바람이 불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국 국영기업의 디폴트는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중국의 좀비기업들이 디폴트에도 불구하고 저성장과 대량 해고에 대한 정부의 두려움에 기대어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중국 국영기업의 공급과잉과 부채부실화가 몇 년 동안 지속돼 성장을 저해하고 공급과잉분의 해외방출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만의 번하드 고탄코 파트너는 이러한 관행이 '최소 10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기업 도산 과정은 고통스럽고 위험하다. WSJ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 비중은 세계 최고다. 올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는 1조3000억달러에 달한다.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에 따르면 동북특수강와 같은 산업체들이 짊어진 부실부채는 247억달러다.

정부가 기업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올 상반기 발생한 디폴트는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디폴트 파도가 세계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할 정도다.

문제는 디폴트 이후에도 동북특수강은 '좀비'처럼 기업활동을 지속한다는 점이다.

동북특수강 채권단, 직원, 하청업체들에 따르면 회사는 디폴트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다고 WSJ는 전했다. 동북특수강 최대 주주인 랴오닝성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구조조정이나 파산보호 신청 대신 채권단과 협상해 채무 1/3을 탕감받고 또 다른 1/3은 주식으로 전환했으며 나머지는 만기 연장했다.

동북특수강은 디폴트 이후 직원 월급을 평균 1/3이상 줄였지만 임시직 1000명 해고 이외에 대량해고는 없었다.

동북특수강 채권단 회의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신뢰는 사라졌고 현금 흐름도 끊겼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정말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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